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에도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1조7,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도 1조6,000억원 이상 늘었고 집단대출도 한 달 증가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3조2,3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월 말(371조5,900억원) 대비 1조6,442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 9월의 증가 폭(2조5,887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
다만,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달구던 서울의 주택 거래가 대폭 줄어 주택담보대출은 차츰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량은 3,749건으로 전월(8,350건) 대비 55% 감소했으며, 지난해 10월(1만2,878건)과 비교해서 71% 줄었다.
아파트 집단대출 잔액도 115조2,861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790억원 늘어 올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분양 아파트가 많아 중도금 대출 수요가 꾸준히 있다 보니 집단대출도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5개 주요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5조6,26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729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까지 고려하면 개인 신용대출 증가량은 훨씬 커진다.
금융권에서는 명절효과와 이사철 수요에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까지 겹친 것으로 해석했다. 통상 명절을 앞에 둔 달에는 명절 보너스로 인해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줄었다가 명절 다음 달에는 지출이 늘어 가계 신용대출이 늘어난다. 실제로 9월 5개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652억원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사철 수요와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마이너스 통장 사용 등으로 가계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 같다”는 동시에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며 생긴 풍선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