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내 증권사도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운용을 위해 외화채권을 사고팔 때 거래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은 2일 “국내 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등으로 국내 증권사의 외화채권 거래가 늘고 자체 채권자산을 대량 확보하는 등 중개역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강화됐다”며 “앞으로 외국계 대형투자은행뿐만 아니라 국내 증권사도 외화채권 매매 시 거래기관으로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를 위해 이달 24일까지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신청서를 접수 받아 올해 안에 선정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뽑힌 증권사들은 내년부터 한은의 외화채권매매 거래 시 가격 호가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 한은은 국내 증권사들의 외화채권 중개역량이 미흡하다고 보고 외국계 대형투자은행과만 거래해왔지만, 우리나라의 해외증권투자가 크게 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역량과 경험도 크게 확대됐다고 판단했다.
한은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되면 내년부터 거래 기회가 부여된다는 뜻”이라며 “거래기관 선정 시 국내 증권사들을 특별히 우대하진 않는다. 경쟁에 따라 중개비용이 저렴한 곳이 거래기관으로 선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격요건은 국제신용평가사 기준 국제신용등급이 ‘투자적격’ 이상인 국내 증권사들이다. 국제신용평가사 기준 투자적격 등급은 무디스는 Baa3 이상,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피치는 BBB- 이상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이를 충족하는 곳은 IBK투자증권(무디스 A1), 삼성증권(무디스 Baa1), NH투자증권(무디스 Baa1), 미래에셋대우(무디스 Baa2), 한국투자증권(S&P BBB) 등이다.한은은 이밖에 자산규모, 거래비용, 중개 경험 등 기관 경쟁력을 다방면으로 평가해 선정할 예정이다.
9월 말 기준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환 중 외화채권은 3,533억 달러로, 외환보유액의 91.8%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