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생산 지옥'에 발목...테슬라 최악 실적

3분기 6억弗 순손실...역대 최대

주가 시간외거래서 5% 급락

주주들 생산지연에 소송도 검토

월가 "탈수 없는 차" 혹평 불구

"집단 예약취소 없을 것" 낙관론도





테슬라의 전기차 /자그레이브=신화연합뉴스테슬라의 전기차 /자그레이브=신화연합뉴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호손=AP연합뉴스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호손=AP연합뉴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야심 차게 선보인 보급형 세단 ‘모델3’가 배터리 결함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3·4분기 사상 최대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생산 지연으로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까지 당하는 등 겹악재를 맞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모델3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내는지에 테슬라의 명운이 달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이후 테슬라가 내놓은 올 3·4분기 실적은 애초 시장이 우려했던 수준을 한층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3개월 동안 테슬라가 입은 순손실은 무려 6억1,940만달러(6,900억원)로 지난 2003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 증가한 29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최근 계속되는 악재에 우려를 키워온 투자자들에게 이날 실적 발표는 또 한 번의 충격을 안겼다. 머스크 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년에는 모든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정규장에서 3.2% 하락한 테슬라 주가는 회사 실적이 공개된 뒤 시간외거래에서 5%로 낙폭을 키웠다.


승승장구하던 테슬라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향해 머스크가 야심 차게 내놓은 모델3의 생산 차질이다. 테슬라는 3·4분기에만 14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을 지출했지만 생산 일정을 맞추지 못해 모델3 출고에 극심한 차질을 빚고 있다. 3·4분기 모델3의 생산량은 260대로 애초 목표로 잡았던 1,500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머스크는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생산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밝히고 “애초 연말을 목표로 삼았던 모델3의 주간 5,000대 생산체제는 내년 3월 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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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테슬라는 “모델3의 생산 지연 문제를 숨겼다”며 분노한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 위기에도 직면해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슬라가 모델3를 사실상 수제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테슬라가 잇단 악재에 휘말리면서 일각에서 제기돼온 ‘거품론’도 들끓기 시작했다. 4월 테슬라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동종 업계 1위를 기록했을 당시부터 “모델3 양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거품”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탓이다. 올해 9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테슬라가 해외에서 수백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GM과 포드의 주가를 뛰어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모델3의 대량생산 성공 여부가 테슬라의 앞날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테슬라가 총 40만대에 달하는 모델3의 선주문을 받은 만큼 대규모 예약취소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컨설팅 업체인 에드먼드의 제시카 켈드웰 전무는 “모델3 예약자들은 실제 자동차를 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예치금을 넣고 주문한 사람들”이라며 “단순히 생산이 늦어졌다는 이유로 집단 예약취소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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