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취임 첫해 외교역량 결산...북핵공조·무역압박에 '올인'

트럼프 3~14일 아시아 5개국 순방

취임후 최장기 해외방문...역내 리더십 시험대 올라

'러시아 스캔들' 반전위해 외교·무역 성과에 총력

中 대규모 투자협약·대북 추가제재 수위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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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부터 취임 이후 최장기 해외 방문인 12일간의 아시아 5개국 순방길에 오르면서 그의 역내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미 정부 핵심 과제인 무역적자 시정이 주요 순방 의제로 거론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해의 외교 역량을 결산하는 평가 자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국내에서 ‘러시아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최악의 지지율에 허덕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정 복귀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외교 및 무역 부문의 성과물이 절실하기도 하다. 백악관은 이번 순방이 갖는 의미를 의식해 수십 차례의 준비회의를 열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에서 일찌감치 인도를 배제하고 한중일 등 동아시아 3개국 순방에 집중하며 북핵 위기로 고조된 동아시아 안보 공조 문제와 미국의 무역적자 시정 조치가 아시아 순방의 핵심 의제임을 드러냈다. 한중일은 북한 국경에 인접한 북핵 이슈의 당사국들인 동시에 미국에 대규모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주요 무역 압박 대상국가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3개국 연속 회의를 통해 북핵 억제정책의 모멘텀 역할을 할 수 있는 교두보를 구축하는 등 안보 분야의 실질적 결과물을 얻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숨통을 더욱 옥죌 추가 경제 제재나 군사력 억제 방안 등 안보 성과가 일차적 초점이다.


특히 8~10일 방문하는 중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에게 한미일의 북핵 공조를 바탕으로 추가 대북 제재 방안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핵 공조에 의견이 일치하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하는 만큼 앞서 조율된 공조안을 바탕으로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과도 만나 대북 압박 강화에 일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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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 중심 과제인 무역 적자 감소안도 3개국에서 동시에 거론되며 ‘비즈니스 맨’ 트럼프의 파워를 확인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분야에서 우선 주목되는 것은 첫 방문국인 일본에서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해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미일 경제대화에서 FTA를 처음 거론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언급을 피해가려는 전략”이라며 “자동차 비관세 장벽과 쇠고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철폐 등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개선안을 합의하는 선에서 회담이 마무리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인 FTA 압박을 가하지는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중국과의 무역 의제도 주목되는 가운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40여인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이끌고 기업 간 투자 안에 도장을 찍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명단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보잉·퀄컴·웨스팅하우스·블랙스톤 등 항공·IT·가전·에너지·금융 업종을 총망라하는 쟁쟁한 기업들이 들어 있다. 주목되는 포인트는 기업 간 투자 협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올 경우 ‘비즈니스 딜’에 익숙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지다. 일단 기타 통상 압박은 줄어들 공산이 큰 가운데 북핵 제재에도 일부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 이후 10~11일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13일 필리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에 잇달아 참석해 아시아 정상들과 조우하고 베트남·필리핀 정상과 양자회담을 연다. 이들 국가가 중국과 대립 중인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서도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편 오는 5일 트럼프를 맞이하는 일본은 경호 관련 요원만 1만명 이상을 동원하고 드론 공격 방지 부대 편성에 철도역사 내 휴지통까지 치우는 등 ‘초특급’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다. 일본 정부는 방문 첫날인 5일 하루를 아베 신조 총리와의 골프 회동 및 도쿄 와규(일본 쇠고기) 식당 만찬 등 수행원이 거의 없는 비공식 행사로만 잡아 양국 정상의 개인적 친밀함을 무기로 보다 나은 협상 결과를 도출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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