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반미 성향 단체들이 청와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열 계획이다. 이에 경찰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인근 집회 금지·제한 통고를 내리며 관리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국민의 뜻을 청와대에 전하겠다”며 집회와 행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물리적 마찰이 우려된다.
진보 성향 50여개 단체가 모인 ‘FTA대응대책위원회’는 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도적 통상압력을 가하는 트럼프의 방한을 반대한다”며 “국민의 뜻을 청와대에 전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부터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위한 여론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일에는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빌딩 앞에서 ‘노(NO) 트럼프 노 워(NO WAR) 범국민대회’를 열고 주한미국대사관 인근까지 행진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오는 7일과 8일에도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서 집회와 행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 머무는 7일 청와대 인근 집회는 대부분 금지·제한하기로 했다. 경찰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인근 집회·시위에 금지·제한통고를 한 첫 사례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경호법)’에 따르면 외국 국가 원수가 방한할 경우 대통령경호처는 특정 구역을 ‘경호구역’으로 지정해 집회·시위를 일시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 대책위는 이날 청와대를 에워싸는 형식으로 총 세 군데 방향으로 행진한 뒤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현재 경찰은 서울 종로구 팔판동 일대 집회만 허용하고 나머지는 금지 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시위를 일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 제한하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집회·시위가 신고되고 있어 허용 여부를 일일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경찰의 금지·제한 통고에도 집회와 행진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