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도난·분실 휴대폰 유심칩 바꿔도 추적 가능

警 "통신수사기법 크게 발전

유심칩 없어도 위치 알수 있다"

불법취득·유통 282명 적발

주운 휴대폰 쓰다 범법자 될수도

서울 동대문경찰서 경찰관이 2일 도난·분실 신고된 휴대폰을 썼다가 적발돼 압수한 휴대폰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동대문경찰서 경찰관이 2일 도난·분실 신고된 휴대폰을 썼다가 적발돼 압수한 휴대폰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물 취득 혐의로 경찰 조사에 응해주시기 바랍니다.”

김미영(가명)씨는 최근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고 당혹감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이 없던 김씨는 경찰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 전 김씨의 휴대폰이 고장 나 동생이 휴대폰을 쓰라며 줬는데 알고 보니 길거리에서 주워 유심칩만 바꿨던 것이었다. 김씨는 범법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처벌을 피했지만 남의 물건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동생은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전과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김씨의 사례처럼 자칫 길거리에서 휴대폰을 주워 사용할 경우 평생 지울 수 없는 범죄 경력이 생길 수 있다. 주운 휴대폰은 유심칩만 바꿔 쓰면 괜찮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만 기술 발달로 이제 잘못된 상식이 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휴대폰 불법 취득 및 유통 범죄를 집중 단속해 휴대폰을 훔쳐 쓰거나 분실된 단말기인 줄 알고도 사용한 282명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10명 중 9명이 가족이나 지인이 주워온 휴대폰을 쓰다 걸린 경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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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된 282명 중 절도 혐의는 21명이었고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는 227명, 장물취득 혐의는 34명이었다. 절도 피의자 가운데 혐의가 중한 3명은 구속됐다. 이번 단속에서 불법 유통·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휴대폰은 총 270대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억1,662만원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 혐의를 받는 21명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술집이나 편의점·PC방·식당 등에서 총 1,726만원어치의 휴대폰 단말기 21대를 훔쳤다. 또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를 받는 224명은 술집이나 길거리 등에서 주운 휴대폰에 자신의 유심칩을 꽂아 쓰거나 가족에게 주는 등 총 224대(1억8,000만여원)를 불법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불법으로 습득한 휴대폰인 것을 알고도 총 25대의 단말기를 구입한 34명에게는 장물취득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에서 유심칩을 즉시 제거한 뒤 사용하거나 장물로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공조해 5만5,298대의 도난·분실 휴대폰을 추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수사 기법이 날로 발전해 유심칩을 제거하더라도 추적할 단서를 확보할 수 있다”며 “주운 휴대폰은 가까운 경찰서나 우체국에 건네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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