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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대구국제오페라축제 ‘아이다’ ...전석매진의 이유 입증

대작 중의 대작인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가 11월 3일과 4일 양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무대에 올랐다. 장대한 스케일, 섬세한 연출, 가창과 연기의 진정성을 입증한 소프라노 이화영의 존재감이 돋보인 오페라였다.

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세 번째 메인오페라, ‘아이다’는 총 4막 7장의 대형 오페라로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라다메스 장군과 포로인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하려는 이집트 국왕 이스마일 파샤의 위촉으로 작곡, 1871년 58세 때 카이로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2015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아이다’2015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아이다’




오페라 ‘아이다’ 포스터오페라 ‘아이다’ 포스터


주인공 두 사람이 세상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서야 맺어지는 어두운 비극이지만 2막의 이집트군 개선 장면은 역대 오페라 중 가장 웅장한 파노라마를 자랑한다. 드라마틱한 구성에 힘을 실어줌은 물론 베르디의 놀라운 극작술을 발견할 수 있는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는 세 주인공인 아이다와 라다메스와 암네리스의 갈등에서 빚어지는 세개의 2중창 장면이다. 아이다와 암네리스가 벌이는 2막 1장의 2중창,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벌이는 3막 2중창, 암네리스와 라다메스가 벌이는 4막 1장의 2중창에서 보이는 각 배역들의 갈등이 최고조로 녹아 있어 오페라 아이다가 가지고 있는 매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제6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연출상과 창작부문 최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한 이회수가 연출을 맡은 이번 ‘아이다’는 연출 면에서 좀 더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쓴 오페라였다. 연출가는 ‘이시동도’(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한 화면에 그려내는 미술용어)처럼 고대 이집트라는 그림 속 각기 다른 시간과 이념, 사랑을 다채롭고 세밀하게 그려냈다. 즉 화려한 무대장치와 현란한 군무에 가려질 우려가 있는 주인공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사랑의 감정선을 뚝심있게 밀고갔다.


조국과 아버지를 두고도 원수인 적장을 사랑하는 아이다는 타이틀 롤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초반 목소리가 트이지 않은 아쉬움도 잠시 점점 아이다의 내면 속으로 안내하는 이화영 소프라노는 노련한 연기력과 진정성 있는 가창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특히 라다메스를 연모하는 마음과 대치되는 조국의 운명 앞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담아낸 ’이기고 돌아오라‘는 물론 3막에서 아이다가 아버지인 에티오피아왕 아모나스로(바리톤 김정호)와 대결을 펼칠 때 두 사람의 극적인 연기는 설득력이 있었다. 또한 이화영은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2중창 역시 유려하게 살려내며 ’아이다‘의 드라마틱한 전개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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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메스로 나선 테너 루디박은 힘 있게 뻗어나가는 깨끗한 고음으로 안정감 있게 배역을 소화했다. 다만 초반 ’천사 같은 아이다‘의 음악에 빠져들기 위해 보다 감정이 담긴 노래를 원했으나, 만족할만큼 입체적이지 않았다. 피아니시모(pp)의 테너 감성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아이다’는 미네소타 오페라극장의 부지휘자 조나단 브란다니(Jonathan Brandani)가 지휘를 맡았다. 열정적이고 음악을 꿰뚫는 지휘봉으로 베르디 음악을 관객들의 귀에 다채롭게 들려줬다. 무녀장(소프라노 최윤희)의 푸타를 찬양하는 신비한 선율의 노래, 오케스트라의 ’개선행진곡‘ 등 익숙한 음악은 청중과의 일체감을 드높였다. 동그란 등을 이용해 객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출, 객석 전체로 폭죽이 터지게 해 축제의 흥을 올린 점은 대중의 집중력을 불러일으켰다. 무희들의 관능적 춤,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는 푸타의 신 장면 등 ’볼거리‘를 한껏 가미한 연출 역시 인터미션에 휴식을 취한 관객들의 입에서 연달아 칭찬을 이끌어냈다. 오페라를 사랑하는 대구 시민들로 구성된 ‘대구 오페라 시민합창단’의 열연도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렇듯 ‘아이다’ 개막 전부터 전석매진 소식을 알려 기대감을 증폭시킨 이번 공연은 인기 있는 공연의 이유를 알게 했다.

한편, 대구오페라축제는 ‘아이다’ 성료 이후,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을 11월 10일-11일 양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이며 축제의 열기를 이어 갈 예정이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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