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탁기 이어 반도체까지 확산되는 美 통상압박

미국의 통상압박이 반도체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달 31일 삼성전자가 미국 기업의 반도체 관련 특허를 침해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반도체 패키징 시스템 전문업체인 테세라의 제소에 따른 것으로 이 회사는 삼성 반도체 제품은 물론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의 수입금지와 판매중단을 요청했다고 한다.


ITC가 아직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 우리 측의 피해 규모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렇지만 최근 파상적으로 퍼붓고 있는 미국의 통상공세를 고려하면 대응전략 준비가 시급하다. 미국은 지난달 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절차에 착수하기로 합의한 직후부터 통상압박을 노골화하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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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바로 다음날 ITC가 삼성·LG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예고하더니 얼마 전에는 한국산 태양광 전지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권고한 보고서를 마련했다. 미국의 압박이 태양광 전지, 반도체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오는 7일 한미 정상회담 때 FTA에서 양보를 얻어내려는 포석이라는 등 여러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의도가 무엇이든 우리는 국익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경제·통상 문제에서 온정주의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통상 당국을 중심으로 국익 차원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얻어낼 것인지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ITC 권고안이 전해지자 산업통상자원부가 태양광 업계와 정보를 공유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검토 등 대응책을 모색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참에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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