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는 자본주의를 거스르는 개념이 아니고 소유가 스마트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유경제 중 하나인 숙박공유도 일자리, 도심 빈집 등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것입니다.”
국내 대표 숙박공유 플랫폼 코자자(kozaza)의 조산구 (52·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대 창업가정신센터가 연 CEO 강연에서 세계적 흐름인 공유경제가 미래 자본주의의 진화모델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표는 “누리고 싶은 만큼 소유가 가능해진다면 사회구성원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물론 앞으로 산업적·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KT·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 임원 출신인 조 대표는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 2012년 코자자를 창업할 당시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데 큰 고민이 없었다. 온라인 영역이 오프라인과 결합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의 큰 흐름에서 숙박공유가 미래 사업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서비스 개발자인 그에게 호스트(집주인)와 게스트 확보 등 오프라인 분야는 생소했고 사업은 정체됐다. 조 대표는 해답을 얻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도 찾았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인 2000년대 초반 실리콘밸리에서 위치기반 서비스 ‘넷지오’를 세웠던 경험과 인연으로 조 대표는 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 본사 등을 직접 방문해 벤치마킹했다. 조 대표는 “그곳에서 선두주자들의 공유경제 비전을 보고 거대한 변혁의 흐름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조 대표는 코자자가 에어비앤비의 아류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에어비앤비를 닮으려고 노력하고 타깃 고객도 같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한옥 스테이나 수수료 무료 정책 등 확실한 차별화로 국내 숙박 시장을 선점하는 게 조 대표의 목표다. 그는 “정형화되지 않는 숙소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믿고 예약하고 그 속에서 관계를 확장시키는 일종의 한국형 신뢰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자자는 현재 약 2,500명의 호스트와 함께 객실 6,000개를 확보하고 있고 가입자는 1만8,000명에 이른다. 그는 “전국 약 1,000곳 한옥 숙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이 코자자의 가장 큰 자산이자 무기가 됐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숙박공유가 일자리 문제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내·외국인 관광객 등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은 값비싼 호텔 아니면 저렴한 오피스텔밖에 없다. 조 대표는 “숙박공유가 활성화되면 도심 공실이 줄어들고 이용객 증가로 수천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이것이 곧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규제다. 가령 ‘도시민박업법’은 외국인을 상대로 집주인이 타월이나 음식을 제공할 수 있지만 내국인에게 서비스하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조 대표는 “할 수 있는 것만 하라는 ‘포지티브 규제’로는 숙박공유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이른바 규제박스를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모두 뒤집는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예비창업자들에게는 기업가정신으로 ‘1+1+1=111’이 가능하다고 조언한 조 대표는 “아이디어에만 그치지 않고 피와 땀이라는 현실이 더해져야 창업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며 “되도록 더 많이 움직이고 실패하라”고 덧붙였다. /글·사진=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