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순방에 앞서 참모진과 수차례 전략회의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예측 불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미뤄 짐작해볼 때 돌발 발언을 내놓을 여지가 커 정부 관계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이번 국회 연설에서 전통적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우선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북핵 등 한반도 문제, 더 나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동 안녕과 협력과 관련한 큰 그림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미사일 탄두 중량을 대폭 늘리거나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를 확대하는 방안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미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국회 연설과 관련 “오래되고 유익하며 호혜적인 한미동맹과 이 동맹의 엄청난 성공의 기록, 북핵 위협에 맞서 어느 때보다 더욱 긴밀한 협력과 동맹뿐 아니라 북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추구로 엄청나게 고통받는 국제사회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사전 설명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김정은 정권을 향해 평소보다 더 높은 수위의 군사 옵션을 언급하는 등 초강경 발언을 곁들일 경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당혹스러워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 아니라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지적해온 불만 사항인 방위비 분담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한국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거론한다면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후 커다란 숙제를 떠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지난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클린턴 대통령에 앞서 조지 H W 부시, 로널드 레이건, 린든 존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국회에서 연설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