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방송된 JTBC ‘믹스나인’ 2회에서 양현석 및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아티스트들의 기획사 투어가 진행된 가운데, 김소리는 몰레라는 기획사 소속 연습생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올해 나이 스물여덟 살인 김소리는 같은 소속사 뿐 아니라 ‘믹스나인’ 출연자 가운데서도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출연자 중 한명이다. 긴 인생에 비춰 봤을 때 스물여덟은 결코 많은 나이는 아니나, 아이돌의 활동 수명과 데뷔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적다고 할 수 없는 나이임에는 문명하다. 암묵적인 아이돌 데뷔 나이 마지노선을 넘긴 나이로, “아이돌을 하기에는 나이가 조금 (많다). 아이돌을 하기엔 은퇴할 나이”라는 YG의 수장 양현석의 독설은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양현석의 독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연습생 생활을 오래했고 지난해 코코소리라는 그룹으로 앨범을 냈다”고 씩씩하게 답하는 김소리에게 “망했죠?”라고 되물으며 “되는 일은 없는 데 하는 일은 많다”고 말한 것이다.
이 같은 양현석의 직설적인 말에 상처를 받을 법하지만, 김소리는 바들바들 떠는 한이 있어도 거기에 무너지지 않고 “즐기면서 하고 있습니다”고 미소 지으면서 답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양현석의 말은 싸늘했다. “즐길 때가 아닌 거 같다”고 말한 것이었다.
방송직후 온라인 상에서는 양현석의 심사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냉정하기는 하지만 양현석이 아이돌 산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옹호하는 입장과,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출연자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치열한 갑론을박을 떠나서 김소리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는 동일하다. 나이와 환경과 상관없이 자신의 꿈을 위해 달리는 김소리의 열정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든 것이다. 자신의 합격여부를 쥐고 흔드는 양현석의 쓴 소리에도 김소리는 울지 않고 진심을 담아 자신이 준비한 노래를 선보였고, 이는 양현석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에까지 진한 감동을 준 것이다.
오디션장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김소리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도전할 에너지가 남아있다며 의욕을 드러낸 김소리였지만, 자신을 향한 현실의 장벽과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에서 상처받지 않고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저는 진짜 꿈만 바라보고 열심히 해왔을 뿐이다. 너무 기쁘고 감사한데 사람들은 ‘망했다’ ‘이제와서 나이가 많다’고 말을 한다. 저는 그냥 열심히 해왔을 뿐인데”는 김소리의 눈물은 꿈을 향해 달려가다 좌절하는 ‘청춘의 눈물’ 그 자체였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다. 김소리에게 독설을 늘어놓은 양현석이지만, 결국 그녀를 향해 “잘했다”는 심사평으로 마음을 다독였다. 그리고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합격카드’를 선사했다. 이른바 ‘병주고 약주고’일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녀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 것만큼은 분명하다. 방송이 끝나고 김소리라는 본인의 이름 뿐 아니라 그녀가 활동했던 코코소리 마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면서 그녀의 존재감을 알리는데 한 몫 했던 것이다.
아이돌 데뷔에 있어 현실적으로 보고 있는 나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나이의 마지노선 점점 어려지고 있는 것 또한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꿈을 꾸고 나아가는 것에 있어서는 나이도 그 어느 것도 제한이 있을 수 없다.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은 김소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김소리의 꿈을 향한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