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정권 차원에서 실행된 ‘공영방송 장악’에서 실행자 역할을 맡은 것으로 의심을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18시간에 이르는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7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 사무실에서 지난 6일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4시께까지 18시간 가까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MBC 사장으로 재직한 김 전 사장은 국정원에서 ‘MBC 정상화 문건’에 담긴 내용을 전달받아 방송인 김미화 씨 등을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퇴출 대상으로 분류된 기자·PD 등에게 부당 인사 명령을 내린 의혹을 받는다. 김 전 사장 재임 기간 MBC에서는 간판 시사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기자·PD가 해고되는 일이 빈번했다. 2012년 MBC 총파업 이후에는 파업 참여 직원이 비제작 부서로 발령되는 등 인사권 남용 논란도 일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을 만나 ‘MBC 정상화 문건’에 담긴 주요 내용을 상의했다는 국정원 정보관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사장이 국정원과 공모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구했다. 김 전 사장은 국정원 직원을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김 전 사장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전 사장은 전날 검찰청에 도착해 기자들 앞에서 “제 목숨을 걸고, 단연코 MBC는 장악할 수도, 장악될 수도 없는 회사”라고 말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