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원전을 선언한 우리 정부도 ‘한국형 그린버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너지공단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전력과 이동통신 3사를 중심으로 한국형 그린버튼을 활용한 예상 사업모델과 제반 여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절감 효과와 함께 에너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일자리 등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린버튼을 도입한 미국은 에너지 감축과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표준기술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소비자의 경우 에너지 절약 환경이 조성됐고 에너지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 업체의 사업 영역이 확장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 역시 그린버튼을 통한 에너지 소비 패턴 및 피드백을 얻고 이를 에너지 정책 수립 이행을 위한 자료로 활용해 보다 정확하게 전력 수요를 예측하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한전이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전력계량시스템) 기반의 ‘스마트 미터’ 보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린버튼 도입을 위한 환경 조성은 여전히 미흡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한전이 보급한 ‘스마트 미터’ 중 펌웨어 원격 업그레이드 등 양방향 및 실시간 통신이 불가능한 기종의 보급률이 83.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계 법률 개정도 필요하다. 지능형전력망법 제24조에 따르면 개인 소비자의 전력 정보에 대한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채희봉 현 청와대 비서관이 2015년 전력 분야 빅데이터 활용 콘퍼런스를 열어 “전력 사용량 정보 프라이버시 보호 및 정보 이용 규정 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법 개정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내년까지 ‘한국형 그린버튼’ 도입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관련 용역 보고서를 받아 한국의 현실에 맞는 그린버튼 추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