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평택기지로 날아가 기다린 文 "오늘은 매우 역사적인 날"

한국군 병사 한명 사이 두고 오찬

文 "여러분이 한미동맹의 미래"

트럼프 "美 일자리 만들러 왔다"

北보다 무역 먼저 언급하며 압박

캐딜락원 리무진 타고 靑 이동

美 대통령 전용 입장곡 연주도

굳건한 동맹을 위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연합뉴스굳건한 동맹을 위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는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7일 낮12시18분께 도착해 1박2일의 한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우선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가장 먼저 영접 나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이어 조윤제 주미 대사 내외 등과 악수를 하며 가벼운 인사를 했다. 이날 ‘신뢰’를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온 트럼프 대통령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함께 전용 헬기인 ‘마린 원’을 타고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이동했다.

오후1시5분께 캠프 험프리스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경두 합참의장, 토머스 밴달 미 8군 사령관(중장) 등 영접 나온 한미 군 수뇌부와 인사를 하고 행사장에 먼저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국빈 방문한 외국 정상을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맞는 파격을 보였다. 문 대통령도 옅은 푸른색 넥타이를 매 트럼프 대통령과 조화를 이루기도 했다.


이어 양 정상은 한국군 병사 한 명을 사이에 두고 비공개 오찬을 했다. 식사 후 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며 “여러분은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 함께 피를 흘린 진정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한미 동맹의 든든한 초석이고 미래”라며 “함께 한반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가자”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이 미군기지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며 “오늘은 매우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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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 초반부터 무역에 대한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는 잠시 후 문 대통령, 그의 대표단과 함께 무역에 관해 예정된 훌륭한 미팅을 한다”며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을 주로 언급할 것을 시사했다. 또 “바라건대 회의가 잘 풀려 우리가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여기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과 관련된 여러 장성(generals)을 만날 것”이라며 “많은 좋은 해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보다 무역을 앞에 배치하며 압박을 예고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평택 미군기지를 꼼꼼히 둘러보느라 일정이 조금씩 지연되기도 했다. 캠프 험프리스에 내리기 전 항공투어로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으로부터 미군기지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총 107억달러의 건설 비용 중 한국이 92%를 부담했다는 내용도 보고 받았다. 당초 우리는 한국이 대부분의 비용을 댄 캠프 험프리스 방문으로 주한 미군 방위비 부담 증액을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용산 미군기지로 이동해 이곳에서 ‘비스트(야수)’로 불리는 전용차량 캐딜락원 리무진을 타고 청와대로 이동했다. 오후3시20분께 청와대에 도착해 300여명의 장병들이 준비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할 때 미국 대통령 전용 공식 입장곡인 ‘Hail to the Chief(미국 대통령 찬가)’가 연주됐다. 청와대는 보통 일반행진곡을 연주하지만 25년 만의 국빈 방문인 만큼 미 대통령 공식 곡을 연주했다. 정상 내외가 퇴장할 때는 문 대통령의 전용 곡인 ‘Mr. President(미스터 프레지던트)’가 연주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 일반 행진곡을 연주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이 곡을 연주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9월 작곡가 김형석이 작곡한 문 대통령 헌정곡이다.

이후 양 정상은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어 청와대 내 녹지원으로 이동해 친교를 다지는 산책을 했다. 약 10분간 진행됐는데 청와대는 평소 걷기를 좋아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해 약식으로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상춘재에서 양국 정상 내외를 만나 차담회를 진행했다. 여기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특별 제작한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홍차가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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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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