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전부터 한국 진출을 위해 업계 분들을 계속 만나고 있습니다. 한국 진출을 위해 시장 조사도 하고 다양한 절차도 밟아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시장을 리드할 제너럴 매니저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역할에 관심 있는 분을 아신다면 저희 블루보틀 닷컴 채용 페이지에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일명 ‘커피계의 애플’로 유명한 ‘블루보틀’의 CEO 브라이언 미한(사진)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 시장 진출에 관심이 크고, 이를 위해 한국 시장에서 활약할 인재를 찾는다고 즉석에서 ‘공개 구인 광고’를 하기도 했다.
미한은 9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카페쇼의 부대행사인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블루보틀 커피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과 향후 사업 방향 등에 대해 소개했다.
블루보틀 커피는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작은 매장으로 시작, 현재는 미국과 일본 등에 총 50여 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식품 업체인 네슬레에 인수돼 주목받았다. 블루보틀은 로스팅 후 48시간 이내의 신선한 커피콩을 갈아 핸드드립으로 내려 제공하는 커피로 유명세를 탔다.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빠른 서비스에 방점을 찍었다면, 블루보틀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가격이 비싸더라도 뛰어난 맛의 고급스러운 커피를 즐기기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미한은 “저는 오늘 여기 커피 커뮤니티에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왔다”며 “아시아 시장이 블루보틀에 애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블루보틀 역시 아시아 성장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샌프란시스코나 도쿄 블루보틀 매장에 가보면 최소 4명의 한국 분들을 만난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고품질에 대한 열정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혁신적인 면이 블루보틀의 경영 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평했다. 그는 “만약 진출한다면 아주 호응이 클 거라고 기대한다”며 “한국 뿐 아니라 대만, 중국, 홍콩에 오픈하는 것에 큰 관심이 있으며 일본 매장도 계속해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그는 진출 방식에 대해서는 프랜차이즈나 도매 방식보다는 직접 진출을 선호한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도 조인트벤처 요구가 많았고 접근한 회사들 많았지만 우리는 블루보틀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지키고싶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식으로는 운영하지 않는다”며 “도매 사업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작은 헤프닝도 있었다. 네슬레 코리아와의 협업을 계획하느냐는 질문에 미한이 “아직 만난 적 조차 없다”며 “혹시 여기 참석했다면 얘기를 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때 청중 사이에서 어완 뵐프 네슬레 코리아 대표가 자신의 참석을 알렸고 두 사람은 즉석에서 인사를 하며 “인터뷰가 끝나고 만나서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