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초등학교 친구를 납치한 일당이 검거됐다./ 연합뉴스가족여행에 초대하겠다고 속여 딸 친구를 해외로 납치했다 붙잡힌 일당이 피해자 가족에게 주식투자 손실액을 보상하라고 요구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돈을 노리고 미성년자를 해외로 납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13세 미만 약취·유인)로 백모(40)씨 부부와 백씨의 처남 서모(38)씨 등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일당은 백씨의 막내딸과 같은 초등학교에 다녔던 K(10)군을 가족 여행에 초대하겠다고 속이고 인도네시아로 함께 출국한 뒤 K군 부모에게 돈을 요구해 1억 5,000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학교 학부모로 알게 돼 친해진 K군 부모에게 추천받은 주식에 10억원을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보자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4일 처남 서씨는 백씨 자녀들과 K군을 데리고 인도네시아로 출국했고 부인 서씨는 K군 부모를 협박하며 4억원을 요구해 2차례에 걸쳐 1억 5,000만원을 받아냈고 차용증을 써줬다. 남편 백씨는 처남에게 “K군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라”고 시킨 뒤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K군 부모에게 “입금 후 연락 달라.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일당은 범행 1주일여 만에 인도네시아 현지와 국내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K군 부모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인도네시아 경찰과 공조해 백씨와 처남 서씨 일당을 붙잡았다. 처남 서씨는 백씨의 두 딸을 데리고 귀국하려다 자카르타 공항에서 검거됐고 백씨는 숙소에 남아있다 체포됐다. 부인 서씨는 국내에 남아있다 2일 체포돼 이틀 뒤 구속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를 통해 “K군 부모가 돈을 노리고 우리를 속여 주식에 투자하게 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K군은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K군은 자신이 납치됐다는 사실도 몰랐으나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처남인 서씨가 백씨 딸들만 데리고 떠난 이후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