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행사로 경제를 통한 희망과 상생의 길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을 확신한다.”(김관용 경북도지사)
“행사로만 끝나지 않고 한국과 베트남의 전략적·협력적 동반자 관계와 우호협력을 더욱 강화해 새로운 관계로 각성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응우엔 탄 퐁 호찌민시장 겸 인민위원장)
지난 11일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시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개막식에서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베트남과 한국의 대표들은 앞으로 23일 간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 대해 뜨거운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엑스포는 다음달 3일까지 응우엔후에 거리 등 호찌민시 전역에서 개최되며 공식행사·공연·전시·영상·체험 등 30여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한편 아시아가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다.
현지의 관심은 뜨겁다. 이날 개막식에는 주요 내외빈과 관광객 2,000여명이 참석했고, 베트남 HTV는 개막식을 생중계하는 등 200여명의 취재진이 엑스포 개막소식을 전세계에 타전했다. 개막식이 열린 메인 무대 주변은 공연 등을 보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응우엔후에 거리에 10만3000명, 9·23공원에 3만500명 등 14만명 가까운 현지 관람객들이 몰려 들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을 내걸고 베트남을 방문 중인 날 개막식이 열려 현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은 축하 영상 메시지에서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베트남과 한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파트너이자 친구가 됐다”며 “한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호찌민시와 경북도, 경주시가 함께 여는 엑스포를 통해 양국 간 우호 증진은 물론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는 문화교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경제교류 콘텐츠도 풍부하다. 경북도와 조직위 역시 이번 행사를 문화 한류를 매개로 한 경제엑스포로 치르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9·23공원에서 열리는 ‘K-바자르’를 비롯해 한류우수상품전, 호찌민 롯데마트 판촉전, 경제교류 간담회, 화장품·농식품 상설판매장 운영 등 한국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다양한 장을 마련한다. 베트남은 최근 아시아 최고의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구 6억4,000만명 규모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경제공동체의 관문이어서 수출시장 확대를 노리는 지역 기업들의 기대감이 크다. 베트남 현지에서 만난 경북 포항의 체지방 측정기 제조기업 원소프트다임의 이대호 대표는 “시장조사 결과 베트남 20~30대 젊은 층은 근육질의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체지방·활동량 측정기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약용식물인 천문동 발효식품을 생산하는 경북 성주의 정담아는 엑스포 기간 중 베트남 현지 유통기업과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송은미 정담아 대표는 “공산권인 베트남은 까다로운 유통인증 절차 등으로 진출을 보류했었지만 이번에 경북도와 함께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베트남 시장을 뚫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경북도는 특히 ‘한류 열풍’으로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화장품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 도와 경북화장품협회는 엑스포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0일 호찌민 핵심 상권에 편집숍 형태의 ‘CLEWNCO(클루앤코)’ 상설판매장(지상 2층, 연면적 119㎡)을 오픈했다. 클루앤코는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경북화장품 공동 브랜드다. 이 매장에서는 제이앤코슈의 볼륨에센스, 더나은의 재생크림·LED팻치, 비앤씨코리아의 디블랑 등 경북 화장품 기업의 200여개 제품이 판매된다. 또 오는 16일에는 다낭에도 같은 형태의 클루앤코 매장을 오픈하고 엑스포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도와 협회는 태국·말레이시아·러시아·중국 등 화장품산업 연간 성장률이 10%를 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클루앤코 매장을 1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클루앤코 현지 매장 운영을 맡은 조재우 빈스뷰티&코스메틱 대표는 “베트남 현지에서는 짝퉁 한국 화장품이 넘쳐나고 있다”며 “이번에 공식 인증매장이 오픈했기 때문에 현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한국산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경북 지역 화장품 기업들의 동남아시장 진출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호찌민=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