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리핑+백브리핑] "美 언론사 = 외국대행사 지정" 러, 법 개정 착수 규제 나선다

러시아 의회가 미국 언론사를 ‘외국 대행사’로 지정해 활동을 규제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과 미국 자유의소리(VOA)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빅토르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매체들도 외국 대행사로 간주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하라고 해당 상임위원회에 지시했다. 러시아는 2012년 타국의 자금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NGO)를 ‘외국 대행사’로 등록하도록 강제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바 있다. 외국 대행사는 회계·인사 등에서 러시아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 언론매체들은 해당 법률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왔지만 법제가 개정되면 취재활동에서 여러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CNN·VOA 등이 러시아 정부의 의견을 왜곡 보도하고 있다는 혐의로 러 의회의 조사를 받고 있어 외국 대행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 대행사’로 변경하는 이유

러 언론 규제한 미국에 맞대응


러 정부 의견 왜곡 CNN·VOA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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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활동 영역 제약 받을 듯

러시아가 미국 언론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한 것은 미국 정부의 러시아 언론 규제 결정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 9월 미 법무부는 러시아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에 13일까지 외국 대행사로 등록하도록 요구했다. RT는 미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 트위터 계정 3개를 통해 27만4,100달러(약 3억원) 규모의 광고를 집행하고 친러 여론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 법무부의 제재 결정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맞대응 조치도 가능하다”고 엄포를 놓았다.

러시아 의회는 속전속결로 관련법 수정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상임위는 15일 관련 법규의 초안 심사작업을 시작해 이번주 안에 수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미 정부는 페이스북 등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짜 뉴스 등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스푸트니크·타스통신 등에도 외국 대행사 등록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과 러시아 간 언론 분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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