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김정은에게 ‘작고 뚱뚱하다’고 하지 않는데 그는 왜 나를 ‘늙었다’고 모욕하는가”라며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매우 애쓰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북한 노동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 내용을 보도하며 그를 ‘늙다리’ 등으로 비난한 데 대한 반응으로, 이전에 비하면 한결 성숙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 수시로 동원했던 ‘군사 옵션’ 위협들도 빠져 대북 외교노력을 가속화 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중국 베이징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미국과 북한은 메시지가 오가는 2~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전하며 “양국이 ‘첫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핵 대응에 신중한 틸러슨 장관은 물론 최고 매파인 트럼프 대통령까지 북측에 대화를 타진한 것은 미국 주도로 북한을 최대한 고립시키는 압박 작전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시진핑 주석이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며 “(북한 비핵화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틸러슨 장관도 앞서 미중 정상회담 후 “제재가 북한 경제 내부와 일부 북한 주민, 심지어는 군부 일부에까지 어떤 압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중국이 확인한 일부 신호를 우리와 공유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
다만 트럼프 정부는 북측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북측과 ‘첫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북핵 문제에 대한 “협상 개시는 아니다” 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틸러슨 장관은 북미 대화를 위해 “김정은이 만남을 원한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고 밝혀 북측의 적극적 대화 의지도 요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 “정권교체와 정권붕괴, 흡수통일, 북한 침공은 없다”는 이른바 ‘4노(No) 원칙’을 재확인하며 외교적 해법에 공을 들였다./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