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소탈한 성격에다 정감이 넘친다. 임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대화를 나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포춘코리아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여러 번 좌중을 웃음짓게 했다. 대기업을 이끄는 여느 ‘회장님’들의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른 캐릭터다. 그는 기부와 봉사에 앞장서는 나눔 실천의 리더라는 점에서도 남다른 면모의 소유자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 5월 세계공동모금회(UWW·United Way Worldwide)가 제정한 ‘글로벌 필란트로피 어워드(Global Philanthropy Award)’의 첫 번째 수상자로 선정됐다. 세계공동모금회 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서 평소 나눔 활동에 적극적으로 헌신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그는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잡혀 있는 각종 봉사활동 계획을 열거하며 “할 일이 많다”면서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행복감은 진정한 나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아시아 기부왕’ 최신원 회장을 만나 그의 나눔 철학과 활동상을 들어봤다.
“글로벌 필란트로피 어워드의 첫 번째 수상자가 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기쁘고 영광스런 일 중의 하나일 것 입니다. 지구촌 행복을 위해 앞으로도 더 열심히 활동해달라는 뜻으로 생각됩니다. 오늘은 저의 나눔 활동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로 기억되는 날일 것 같습니다.”
지난 5월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세계공동모금회 커뮤니티 리더스 컨퍼런스(Community Leaders Conference). 글로벌 필란트로피 어워드를 수상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2,00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담담하게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올랜도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곰곰이 지난날을 되돌아봤다”며 자신이 펼쳐온 나눔 활동의 행보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했다.
특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출범시킨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총(總)대표를 맡아 한국형 고액 기부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온 사례를 영상으로 소개할 때는 참석자들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최 회장은 기부 문화 확산에 앞장서달라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2007년 아너 소사이어티 창립 회원으로 참여했다. 나아가 2012년 11월 창립 5주년 회원 총회에서 초대 총대표로 추대된 후에는 아너 소사이어티의 성장을 위해 그야말로 맹활약을 해왔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지난 7월20일 1,600번째 회원을 맞이했고, 그 날 기준으로 누적 기부금은 1,800억원에 육박한다. 한국의 척박한 기부 문화 풍토에서 불과 10년 만에 아시아를 대표할 만한 고액 기부 프로그램으로 도약한 것이다.
특히 최신원 회장이 총대표에 취임한 이후 회원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2년 12월 200호 회원을 돌파한 아너 소사이어티는 5년도 채 지나지 않아 회원 수를 8배로 불렸다. 최 회장이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노력한 게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Q. 세계공동모금회 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신데, 그 단체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요.
“2012년 무렵 세계공동모금회가 기부 문화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 플랫폼 역할을 해줄 만한 리더를 찾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저의 기부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리더십위원회 위원 위촉 제안을 해왔던 겁니다. 저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그는 2011년 취임해 한 번 연임을 하고 최근 이임했다)으로서 지역 나눔 문화 확산 및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고, 아너 소사이어티 창립 멤버(6호)로서 개인 고액 기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런 활동 덕분에 2012년 11월 세계공동모금회 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현재까지 유일한 아시아 출신 위원으로서 세계 각국에 한국형 개인 고액 기부 모델을 전파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나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세계공동모금회는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단체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 중에 ‘사랑의 열매’로 상징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세계공동모금회는 쉽게 말해 각국의 공동모금기관이나 사회복지 단체들이 세계적으로 연합한 조직이다. 현재 41개국 1,800여개 기관·단체들이 세계공동모금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본부는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이 단체는 1887년 미국에서 설립된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라는 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울러 공동모금이라는 개념은 1873년 영국 리버풀의 유지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모아 자선단체들을 원조한 데서 유래했다.
세계공동모금회는 전 세계 1,800여개 회원 기관에게 교육·훈련·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금 모금과 배분을 통해 각 지역사회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중추 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교육·소득·보건 등 3개 분야에서 ‘지역사회의 변화(Community Impact)’를 달성하는 것을 구체적인 활동 목표로 삼고 있다.
최신원 회장이 소속된 리더십위원회(Worldwide Leadership Council)는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아시아 출신으로는 그가 유일하다. 이 위원회의 위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과 국가,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기부 및 봉사 활동의 확산을 유도하는 지도자 역할을 한다. 또한 본인의 자산, 지식, 인맥 등을 동원해 세계공동모금회의 미션을 실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서 매년 세계공동모금회 회의에 참석해 나눔 활동에 관한 연설을 해왔다. 특히 아너 소사이어티의 활동상을 적극 홍보함으로써 한국형 나눔 문화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그 덕분에 중국과 멕시코가 한국의 아너 소사이어티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아 자국에 고액 기부자 모임을 만들 예정이다. 그는 지난 9월 루마니아에서 개최된 세계공동모금회 연례회의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기부 방식의 혁신을 주창해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최 회장이 말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해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저의 의견에 세계공동모금회 회장도 공감했어요. 세부적인 방안은 내년에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공동모금회 아시아·태평양 지역 포럼에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Q. 오래 전부터 나눔과 기부를 실천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제가 나눔과 기부를 하는 것은 SK그룹 창업주이자 선친이신 고(故) 최종건(1926~1973) 회장님과 어머님, 그리고 조부모님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 할아버지께서는 가뭄이 들었을 때 모내기를 할 수 있도록 이웃에게 물을 나눠주셨고, 어머님은 쌀을 씻을 때 일정량을 따로 모아뒀다가 형편이 어려운 동네 주민들에게 조용히 나눠주곤 하셨습니다. 또 아버님은 처음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 SK그룹의 모태)을 설립했을 때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버님은 1950~60년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이웃을 돌아보고 나누는 삶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셨던 분이죠. 저는 어려서부터 그런 모습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버님의 나눔 정신을 이어받아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나눔이나 봉사 같은 선행을 하게 되면 세간의 좋은 평판을 얻게 된다. 하지만 칭찬을 받기 위해 선행을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사람에 대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나눔과 봉사가 진정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신원 회장도 과거에는 익명으로 기부를 해왔다. 그는 집안의 가풍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돕고 나누는 것이 자랑할 일이 아닌 당연한 일상이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마음을 바꿔 공개적으로 자선 활동에 나서게 된 계기가 있다. 한국의 개인 기부가 매우 저조하다는 뉴스를 접하면서부터다. 그는 기부 문화가 발전하려면 누군가 앞장서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참여하게 됐다. 이때를 계기로 그는 나눔 활동의 전도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자 선친 최종건 회장이 기업을 일으킨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사회 복지공동모금회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지역사회를 사랑한 선친의 뜻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회장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그의 나눔 활동은 더욱 넓어지고 깊어졌다. 물질적인 기부뿐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지식, 시간까지도 기부하게 된 것이다. 2012년에는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해 지역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Q. 얼마 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직에서 물러나셨는데요. 지난 6년의 재임기간 동안 가장 큰 보람을 느끼신 성과는 무엇인지요.
“제가 예전부터 다문화가정과 새터민(북한이탈주민)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제 기부금 중 일부를 기금(Choi’s Happy Fund)으로 조성해 다문화가정 이주 여성들의 고향 방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多문화가정의 多情한 고향 나들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에요. 경기도에만 약 7만 명의 이주 여성이 있는데, 상당수가 형편이 안돼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파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죠. 지난번에는 10여년 만에 고향에 다녀온 칠레 출신 여성이 ‘너무 감사하다’며 털모자를 몇 개 사왔어요. 그걸 받으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군요. 북한에서 온 새터민들에게도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 새터민들로 구성된 예술공연단을 적극 홍보해주며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죠.”
나눔과 기부를 해본 사람들은 기쁨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받는 것보다 나눠주는 것이 더 큰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최신원 회장 역시 나눔의 행복을 누구보다 많이 느낀다.
그는 말한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입니다. 내 이웃들과 나누는 행동만으로도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집니다. 저는 평소에 ‘나눔은 모두가 할 수 있는 동시에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행위’라고 강조하곤 합니다. 많이 나누면 나눌수록 행복감은 더욱 커지는 법이죠.”
최신원 회장은 나눔 활동 못지않게 인재 양성과 교육에도 큰 관심과 열정을 쏟고 있다. 나눔의 실천을 교육 분야로도 확장시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04년 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과 함께 선친의 인재 양성 철학을 기리기 위해 ‘선경최종건재단’이라는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SK그룹의 발상지인 수원에서 장학사업을 시작한 이 재단은 점차 활동지역을 넓혀 현재는 전국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최 회장이 말한다. “선친께서는 늘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던 분입니다. 아버님은 생전에 수원에 기술학교를 짓는 게 꿈이었을 정도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죠. 그런 선친의 뜻을 받들어 ‘선경최종건재단’을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수원 지역의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주로 장학금을 전달했는데 이제는 서울,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손글씨로 쓴 감사 편지를 보내오면 반드시 한 장 한 장 찬찬히 읽어봅니다. 특히 학생들이 나중에 커서 자기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나눠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을 때는 ‘정말, 주는 즐거움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들에게 넓은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장학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최신원 회장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중 하나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를 통해서다. 그는 지난 2013년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산하 태평양포럼의 이사로 추대됐다. 태평양포럼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아시아·태평양 지부로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책 관련 연구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태평양포럼은 지난 2004년부터 차세대 리더들을 양성하는 ‘영 리더스 프로그램(Young Leaders Program)’을 운영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수백 명의 장학생들이 태평양포럼의 정책 개발 과정 등에 직접 참여하면서 국제적인 안목과 리더십을 함양해왔다. 특히 한국의 차세대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과 한반도 문제 연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신원 회장은 ‘영 리더스 프로그램’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차세대 리더 양성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의 젊은 인재 30명이 참여하는 가상 국제전략회의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최신원 회장은 2016년 10월 출범한 한국나눔교육포럼의 초대 회장을 맡아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활동에도 선봉장으로 나섰다. 한국나눔교육포럼은 나눔 교육을 통한 나눔 문화의 정착과 확산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최신원 회장의 주도로 나눔 교육의 가치와 필요성에 공감하는 각종 단체와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발족하게 됐다.
한국나눔교육포럼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나눔 교육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한편, 나눔 교육 콘텐츠 개발 및 강사 역량 강화 지원을 통해 교육의 질을 제고할 계획이다. 특히 나눔 교육 시행기관, 교육청, 학교, 사회복지기관, 시민단체, 기업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파급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최신원 회장이 말한다. “나눔 문화는 참되고 올바른 교육을 통해 더욱 강력하게 전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눔 교육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에 공감과 배려의 가치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나가려고 합니다.”
Q. 앞으로의 나눔 실천에 특별한 목표가 있습니까.
“저는 나눔에 관해 별다른 목표라는 게 없습니다. 그저 끊임없이 해나가는 거죠. 저에게 나눔이란 중단할 수 없는 가치와도 같습니다.”
■ 최신원 회장의 혁신 드라이브 SK네트웍스를 확 바꿔놓았다
무역, 석유제품·휴대폰 유통, 렌터카·경정비, 호텔, 렌털·가전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SK네트웍스는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1953년 설립한 선경직물에 뿌리를 두고 있다. SK그룹의 모태기업인 셈이다.
최신원 회장은 2016년 3월 선친의 기업가 정신이 어려 있는 SK네트웍스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사업구조 개편 등 대대적인 혁신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는 가장 먼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공유경제 시스템에 주목했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요즘 사람들은 소유하기 위한 소비가 아닌 경험하기 위한 소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유를 통한 행복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와 행복이 크다고 느끼기 시작한 거죠. 이런 트렌드에 맞춰 SK네트웍스는 스스로를 ‘플랫폼화’하고 이를 통해 SK그룹 계열사들의 사업을 연결하는 ‘허브 컴퍼니’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이기도 합니다.”
최신원 회장은 “경영환경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한다. 그의 생각은 임직원들에게도 빠르게 뿌리를 내렸다.
그가 말한다. “기존의 트레이딩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SK네트웍스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회사의 미래 성장성을 높여야 합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임직원들에게 약속한 바 있어요. 그 약속을 꼭 지킬 것입니다.”
특히 최신원 회장은 ‘자동차(스마트카)’와 ‘집(스마트홈)’을 미래 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이 두 가지가 SK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이 집결되는 매개체라고 판단한 결과다. 다시 말해 SK텔레콤·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건설 등 계열사들이 만들어내는 상품과 서비스는 결국 자동차와 집으로 모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K네트웍스가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로라’를 렌터카 사업에 적용해 차량 운행관리 서비스인 ‘스마트 링크’를 출시한 것이나, SK매직이 IoT 기능 제품을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앱에 연동시켜 생활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 등이 SK네트웍스의 비즈니스 혁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최신원 회장의 경영철학은 ‘인재 중시’와 ‘창의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집약될 수 있다. 인재 경영은 최종건 창업주 시절부터 이어온 SK그룹의 전통이기도 하다. 최 회장이 말한다. “기업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창의적으로 변할 수 있는 준비가 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 직원들에게 상하좌우간 격의 없는 소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생각은 소통이 원활할 때 비로소 발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세계 32명뿐인 초고액 기부자 클럽 ‘1,000만달러 라운드테이블’ 회원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수시로 기부금을 전달한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총대표를 맡고 있는 그가 지금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누적 금액은 40억원에 육박한다. 역대 개인 기부자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물론 모든 기부금은 오롯이 사재로 충당한다. 회사 자금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외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기부 활동을 꾸준히 펼쳐 왔다.
최 회장은 세계공동모금회(UWW)의 초고액 기부자 클럽인 ‘1,000만달러 라운드테이블’ 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금액에 더해 추가 기부를 통해 1,000만달러를 채우기로 약정했다. 현재 1,000만달러 라운드테이블에 가입한 멤버는 세계적으로 32명뿐이다. 마이클 헤이드 UWW 전 리더십위원회 위원장 부부, 존 렉라이터 UWW 이사회 의장(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 회장),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재단) 등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