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쭉쭉 오르는 코스닥..."창업지원책 기대가 거품될라" 경계론도

외국인·기관 쌍끌이 등 영향

2년3개월만에 740선 넘었지만

셀트리온 3형제 빼면 640선 그쳐

2,000년대 닷컴버블 재연 우려

"우량주 중심 신중한 투자" 지적



코스닥지수가 4거래일째 상승하며 2년 3개월여 만에 740선도 넘어섰다. 올 들어 코스피에 비교해 침체됐던 시장에 빠르게 활기가 도는 분위기다. 반면 막연한 정책 기대감이 자칫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론도 빠르게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코스피를 이끌었듯 일부 종목이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 2월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후 코스닥시장의 대표지수인 코스닥150의 업종 구성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셀트리온 3형제를 제외할 경우 코스닥지수는 13일 기준 640대에 머물고 있다.

13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2.86% 오른 741.38에 장을 마쳤다. 지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코스닥은 이날도 지난 2015년 8월 이후 처음으로 730에 이어 740선까지 넘어섰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이며 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1,198억원, 기관은 2,990억원 규모로 순매수에 나서며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280억원, 기관이 2,270억원어치씩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코스피보다 0.95%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피가 1.02% 떨어진 반면 코스닥이 오히려 6.55%(13일 종가 기준) 오르며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코스닥시장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중소형주는 대형주가 오르는 사이 소외돼 가격 면에서 매력이 높아졌다”며 “내년께 코스피지수가 크게 조정을 겪은 후 중소형주가 상당 기간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시장의 상승은 △정책 △수급 △실적 △중국이라는 변수가 모두 긍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과거 코스닥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갔던 1999~2000년, 2004~2006년, 2014~2015년 세 시기 모두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현 2%에서 최소 1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내놓았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올해 말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이달 3일 취임식에서부터 코스닥 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 정부가 2일 발표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도 코스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티슈진에 이어 스튜디오드레곤 등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에 다시 부는 바람은 코스닥시장으로의 자금유입 촉매로도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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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들려온다. 신영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지수 상승은 자칫 거품 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며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붕괴하면서 코스닥이 500선까지 급락한 경험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에 편중된 상승세는 삼성전자에 따른 코스피지수의 왜곡을 그대로 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도 코스닥시장에서는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은 7.77%, 시가총액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0.2% 상승했다. 셀트리온제약은 27.92%나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들 셀트리온 3형제를 제외하면 코스닥지수는 641.83에 그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한 7월28일 이후 셀트리온 3형제를 제외하고는 9.1% 상승한 데 반해 셀트리온 3형제를 포함하면 13.5%에 달한다. 코스피가 삼성전자·SK히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여전히 1,800~1900선인 것과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신중한 코스닥 투자를 권하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코스닥 기업 중 지난해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30% 이상에 달하는 등 시장 전체로는 아직 변동성이 크다”며 “다만 꾸준히 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코스닥 대형주는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우선 코스닥 대형주에 집중하기를 권한다”며 “정책이 실적으로 이어지거나 중국 소비 증가의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대기업의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부품주나 관련 정책이 구체화될 때마다 주목받을 제약·바이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중국 소비주 등을 꼽았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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