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설립자인 김활란 동상 앞에 그의 친일 행적을 알리는 팻말이 세워졌다.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서울 서대문구 교내 본관 앞 김활란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과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제막식을 13일 열었다. 기획단은 “친일파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역사적 죄”라며 “그런데도 김활란을 비롯한 고려대 김성수 등 대학 교정에 동상으로 기려지는 친일파들은 오늘날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활란은 대표적인 거물급 지식인 친일파”이며 “팻말 설치는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행동과 방법으로 학교 본부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팻말이 건축물은 아니지만 영구적인 시설물이므로 교내 ‘건축물 명칭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었으므로 불허한다고 통보했다”면서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기획단은 지난 3월부터 모금과 홍보 캠페인을 펼쳐 1,022명으로부터 1,000원씩 총 100만원가량의 후원금으로 팻말을 제작했다. 철제 받침대 위에 놓인 팻말에는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 아래 김활란의 대표적 친일행적과 발언, 기부자 명단이 적혀있다. 행적과 발언 등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자문했다고 기획단은 전했다. 대표적 친일 발언으로 “이제야 기다리고 기다리던 징병제라는 커다란 감격이 왔다. 반도 여성 자신들도 아름다운 웃음으로 내 아들이나 남편을 전장으로 보내야” 등이 담겨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