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외환위기 20년 인터뷰 도중 당시를 회고하며 가수 문주란의 ‘동숙의 노래’ 한 구절을 소개했다.
외환위기 당시 국제금융기구(IMF) 협상 수석대표를 맡아 타결하면서 영웅 대접을 받기도 했지만 외환위기를 일으킨 주범이라는 비판도 함께 받았던 자신의 심정을 대변한 노래라고 했다.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등 경제 관료를 역임한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우리 경제가 나락으로 빠진 외환위기 초기부터 협상 및 극복에 이르는 과정을 온몸으로 겪었다. 당시에 IMF 측 협상단이 내건 요구조건이 우리가 실행하기 어려운 것들뿐이어서 “벼랑 끝에 매달린 나한테 와서 구해줄 테니 그 대신 너의 아름다운 부인을 나에게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설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 2008년 외환위기 10년을 맞아서는 ‘외환위기 징비록-역사는 반복되는가’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며 배가 갈라진 경제의 내부를 들여다본 경험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환란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본인만이 쓸 수 있다며 고심 끝에 써내려갔다고 한다. 정 이사장은 위환위기 20년을 맞아 니어재단을 통해 ‘한국경제 생태계 보고서’도 조만간 발간한다. 2015년 이후 13인의 한국 대표 경제학자들과 함께 연구해 만든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