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美, 아태 군비 증강..文정부 '3不' 원칙과 마찰 우려

■美 하원 국방수권법 통과 영향은

한미일 3국 군사협력강화 이어

사드 포함 MD 전력 대폭 확충

미중 사이 '균형 외교' 시험대

북핵 위협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국 미사일 방어력을 증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미국 국방수권법(NDAA)이 14일(현지시간) 미 하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NDAA에는 북핵 대응력 강화를 위해 한미 공조는 물론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 강화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아우르는 미사일방어체제(MD) 강화를 추진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 우리 정부가 사드 국면 타개를 위해 중국을 향해 꺼내 든 ‘3불(不) 원칙’과 마찰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는 계속해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국방 예산을 7,000억달러(780조8,500억원)로 책정한 NDAA를 찬성 356표, 반대 70표로 처리했다. 국방 예산 규모는 지난 회계연도 대비 13.1% 증액된 수준으로 이번주 상원 표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발효된다.


주목할 부분은 NDAA가 북한의 미사일과 핵을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 강화를 명시화했다는 점이다. 미사일 방어력 증강을 위한 예산이 123억달러로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99억달러보다 더 많이 책정한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위해 MD·재래식무기 등 확장억제 전력을 전폭 지원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아태 지역에서 동맹국 간 군사협력 및 군사훈련 강화, 방어체계 통합 추진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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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결국 우리 정부가 중국과 관계 정상화 협의 과정에서 밝혔던 ‘3불 원칙’, 즉 사드 추가 배치 배제, 미국의 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거부 등과 배치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결국 미국과 군사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복원도 서둘러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날 국회를 찾은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도 우리 정부의 ‘3불 정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 향후 미중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힘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위협이 증가하면 방어체계도 증가해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의 통합 방어체계의 가치를 생각해보고 더 큰 협동과 조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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