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재탕삼탕 해외자원개발 조사, 또 뒤지는 이유 뭔가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사업 실태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명박(MB)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에 앞다퉈 나섰던 석유공사와 가스공사·광물자원공사가 보유한 81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조사 대상이다. 정부는 과거 사업의 실패 원인을 분석해 앞으로 바람직한 자원정책 방향을 수립한다는 취지라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는 석연찮다.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적폐청산의 회오리바람이 전방위로 몰아치는 시점이 아닌가.


해외 자원개발 조사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전 정부 시절 이미 마르고 닳도록 파헤쳤는데도 또다시 뒤진다니 저의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초 국회 차원에서 100일 동안 국정조사를 실시했다. 이도 모자라 감사원은 그해 전면적인 정책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성과는 거의 없고 무리한 투자로 혈세만 탕진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10여개 해외사업에 대해 조기매각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뿐인가. 검찰은 공기업 사장 두 명을 해외 자원개발 관련 비리 혐의로 구속했지만 법원은 죄다 무죄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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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은 속성상 단기간에 성패가 결정되지 않고 큰 위험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에너지원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은 우리 여건상 해외에서라도 자원을 개발해 자급률을 높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MB정부에는 실적쌓기용 과속이 문제였다. 해외 광구와 기업을 단기간에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총체적 부실을 낳은 것이다. 과거처럼 묻지 마 투자를 해서도 안 되고 그럴 여건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미래 투자 차원에서 해외 자원개발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스스로 사장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이번 실태조사가 과거 정부 흠집 내기 같은 정략적 접근으로 끝난다면 또다시 헛돈과 헛심을 쓰는 것밖에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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