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 측이 구속 만기를 사흘 앞둔 16일 “3차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 유엔 인권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재판부를 압박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영장 청문 절차에서 구속 연장은 부당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20일 구속기소 된 최씨는 그동안 두 차례 구속 영장이 발부돼 오는 19일 24시에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이 변호사는 “구속 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범죄사실로 1차, 2차, 3차에 걸쳐 영장을 발부하는 게 과연 형사소송법에서 허용되는가”라며 “형사소송법이 구속 기간 규정을 둔 것은 부당한 장기 구속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공소사실이 아무리 중요하고 많아도 구속된 상태로 1년 동안 집중 심리를 하고도 선고를 못 했다면 당연히 불구속으로 재판해야 한다”며 “검찰 잘못으로 재판에 차질이 빚어진 걸 구속 연장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의 구속 연장은 “별건 구속”이라며 위법성을 따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속을 연장하면 피고인이 아무리 국정농단자라고 해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조차 지키지 못하게 된다”면서 “그 경우 인류 보편의 문제로서 유엔인권이사회에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얼마 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구속 영장 발부로 재판 진행에 막대한 차질이 있고 우리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피고인에 대한 영장 발부도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는 말도 남겼다. 이를 두고 최씨의 구속 연장이 결정되면 박 전 대통령처럼 ‘재판 보이콧’을 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씨도 “그동안 검찰이 몰아가는 식으로, 윤석열 지검장이 와서 더 심해졌지만, 너무나 심한 인격침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딸이 하나 있는데 가족 면회도 안 되고 있다. 이건 죄를 떠나서 너무 인간적이지 못하다”고 울먹였다.
또 “1평짜리 독방에서 너무 비참하게 살아서 재판도 받고 싶지 않다”며 “이게 인민재판과 다를 게 뭐냐.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따졌다.
검찰은 그러나 “피고인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을 유발한 당사자이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 “아직 증거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석방되면 도주나 증거인멸 위험이 커 추가 영장 발부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재판부는 “구속 영장 발부는 검찰의 희망이나 의견과는 상관없이 재판부가 결정할 수 있다”며 “혹시라도 영장을 발부하면 도주 우려 사유가 그 이유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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