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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복수자들’ 종영] 사이다 선물한 통쾌한 복수…‘시즌2 갑시다’

‘부암동 복수자들’의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극적인 요소 없이 공감 가능한 복수들로 안방극장에 ‘사이다’ 재미를 선사했던 ‘부암동 복수자들’은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을 알리며 막을 내렸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에서는 복자클럽의 마지막 복수인 정혜(이요원 분)와 미숙(명세빈 분)의 복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속 시원한 재미를 선사했다.




사진=‘부암동 복수자들’ 캡처사진=‘부암동 복수자들’ 캡처


앞서 수지(신동미 분)가 언론과의 거짓 인터뷰를 하면서 잠시 위기에 몰렸던 정혜였지만, 결국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병수(최병모 분)와의 이혼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강경한 정혜의 모습에 두 손 들며 싹싹 빌었지만, 정혜와 수겸(이준영 분)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미숙의 복수도 동시에 진행됐다. 정헤와 미숙의 남편 병모와 영표(정석용 분)의 비리를 밝힐 수 있는 자료를 손에 쥔 이들은 두 사람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정혜와 미숙의 기자회견에 앞서 영표가 교육감 후보에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뒤, 미숙이 평소 어머니처럼 모셨던 시어머니가 사망하고 현재 심신미약의 상태에 빠졌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영표의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두 사람의 기자회견은 초라하게 이뤄졌고, 많은 이들은 미숙의 심신미약을 의심했다. 하지만 둘은 병모와 영표의 비리에 대한 자료를 모두 공개했으며, 미숙의 딸 서연(김보라 분)가 현장에 등장해서 영표의 가정폭력을 폭로했다. 때 마침 수겸의 핸드폰으로 수지(신동미 분)의 자백 동영상까지 도착하면서 정혜에 대한 오해까지 벗겨졌다.

결국 병수와 영표는 선거법 위반으로 체포되면서 복자클럽의 복수는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복수를 성공한 복자클럽 멤버들은 지난날을 회상한 후 다음을 이야기 했다. 정혜는 여행을 떠났으며, 미숙은 서연과의 못 다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도희(라미란 분) 역시 일상을 살아가는 동시에 새로운 사랑에 가슴 설레 했으며, 수겸은 복자클럽 활동으로 지난 1년간 공부에 소홀했던 만큼 재수를 선택했다.

1년간 휴업한 복자클럽은 정혜가 배낭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다시 뭉쳤다. 부암동 카페에 다시 모여 앉은 복자클럽은 우연히 아기 엄마에게 화를 내는 남편을 보게 됐다. 이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밖으로 뛰쳐나가면서, 소소하지만 현실적인 복수로 응징을 가하는 복자클럽의 부활을 암시했다.

사진=‘부암동 복수자들’ 캡처사진=‘부암동 복수자들’ 캡처


‘부암동 복수클럽’은 사실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한국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흥행요소에서 벗어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청춘남녀의 러브라인이 중심에 있었던 것도 아니며, 출연진들 또한 소위 잘 나가는 청춘스타를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복수’라고 명시하기는 했지만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자극적인 요소들도 다소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암동 복수자들’에 대한 안방극장의 기대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를 증명하듯 첫 방송 시청률 2.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을 기록했던 ‘부암동 복수자들’이지만 이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루더니, 급기야 지난 9일 방송에서는 6.1%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지상파 드라마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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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복수자들’이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공감’이었다.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도희와, 정혜 미숙, 그리고 도겸이 복수를 결심하는 대상은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비현실적인 존재’가 아닌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카페 아르바이트생에게 이유 없는 갑질을 하는 진상손님이라는 소소한 복수대상부터, 학교폭력, 약자를 향한 성추행, 가정폭력과 혼외자 문제 등 복자클럽의 응징을 부르는 사건들은 사회 속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일 중 하나다.

학교폭력을 조장하고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진짜 가해자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고, 성추행을 한 교장의 만행을 파헤치며, 아내에게 가하는 남편의 가정폭력이 잘못됐음을 알리는 등 복자클럽이 일궈낸 모든 복수의 결과들이 정말 우리사회에서 일어났으면 하는 대표적인 사례들 중 하나였다. 복자클럽표 현실공감적인 복수들은 공감을 불렀고, 이들의 성공은 안방극장의 ‘대리만족’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부암동 복수자들’의 성공은 이제 막장이나 불륜, 로맨스, 출생의 비밀 등의 성공코드가 없어도 얼마든지 안방극장의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해 보였다. 심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 않은, 코믹과 현실성의 중심을 잘 잡아낸 ‘부암동 복수자들’을 어쩌면 ‘복수’라는 지겨운 주제를 신선하게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부암동 복수자들’의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 또한 드라마의 설득력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싱글맘 홍도를 연기한 라미란부터 ‘가진건 돈 뿐’인 재벌녀 정혜를를 귀여우면서도 공감이 가도록 연기한 이요원, 자신과 가족을 위해 변해가는 미숙을 연기한 명세빈, 그리고 복자클럽의 막내 수겸을 연기한 이준영까지, 연기 구멍이 없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부암동 복자클럽’의 마지막은 자신이 아닌 복수가 필요한 곳에 달려가는 복자클럽 멤버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복자클럽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복자클럽의 활동은 계속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복자클럽의 활약에 안방극장은 벌써부터 ‘시즌2’제작을 요청하고 있다. 과연 안방극장은 ‘복자클럽’의 활약을 계속 지켜볼 수 있을까.

한편 ‘부암동 복수자들’의 후속으로 ‘슬기로운 깜빵생활’이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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