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을 결정짓는 경기에서 페루가 선제골을 터트린 순간 일제히 환호가 쏟아져 지진 알람이 오작동했다.
16일(현지시간) 페루 언론 엘코메르시오와 ESPN 등에 따르면 페루와 뉴질랜드가 플레이오프 2차전을 펼치던 중 지진 감지 애플리케이션인 ‘시스모 데텍토리’가 수도 리마에 지진이 관측됐다는 알림을 보냈다. 시스모 데텍토르는 이용자 휴대전화로 감지된 진동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이다.
지진 알람이 울린 것은 공교롭게도 전반 27분 페루 헤페르손 파르판이 선제골을 넣은 직후였다. 페루 지진관측기관은 같은 시간에 발생한 자연 지진은 없다고 밝혔다. 득점하는 순간 페루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하면서 앱이 진동을 지진으로 오해한 것이다.
시스모 데텍토르의 알림을 곧바로 트위터로 알렸던 이웃 칠레 국립지진센터는 곧바로 트위터에 “믿을 수 없게도 진동이 감지된 것이 페루가 선제골을 넣은 시점과 일치한다”며 “리마에서 자연 지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칠레 지진센터는 이후 “믿기지 않는다”며 “리마에서 울린 시스모 데텍토르의 알림은 페루가 넣은 골을 축하하다 울린 것”이라고 지진 알람을 정정했다.
페루는 1982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하자 이를 축하하기 위해 임시 공휴일까지 선포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