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되는 EBS1 ‘명의’에서는 ‘알 수 없는 증상, 혈관을 의심하라’ 편이 전파를 탄다.
약 12만km, 지구 두 바퀴 반을 돌 수 있는 길이의 혈관. 혈관은 우리 몸 곳곳에 혈액과 산소,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없어선 안 될 장기 중 하나이다. 또한, 혈관은 온몸에 있는 장기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디에서나,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그만큼 쉽게 넘겨버리고 간과할 수 있기에 혈관 질환은 무서운 병이다. 대표적인 혈관 질환으로 혈관에 찌꺼기가 쌓이는 동맥경화,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등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고, 원인 모를 증상 속에서도 혈관질환이 발견됐다. 바로 혈관기형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유 없이 이명이 들리고 눈이 붉게 충혈 되거나 심지어 걷거나 서지를 못한다면 한 번쯤 혈관 기형을 의심해봐야 한다. 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생긴 기형과 임신 및 성장 등 호르몬의 변화로 후천적으로 생길 수 있는 혈관 기형.
다양한 증상 속, 헤매지 않고 혈관기형을 초기에 알아채고 빠르게 대처하는 방법이 있을까? 그리고 희귀질환인 혈관기형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도영수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증상, 이 모든 게 혈관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느 날부터 다리에 힘이 빠지더니 이젠 걸을 수가 없어요.”
약 두 달 전 둘째 아이를 출산한 이 씨 (30세 / 가명). 그녀는 둘째 아이를 갖고부터 다리에 힘이 빠지고 걸을 수 없게 됐다. 단순히 임신으로 인해 잠시 몸이 변하는 걸로 생각했지만 증상은 갈수록 심해졌고 심지어 출산을 하고서도 전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정맥류일 거라 생각하고 정형외과를 찾았지만 예상 밖으로 그녀는 흉추 동정맥 혈관기형을 판정받았다.
세수를 하다가 발견한 안구 돌출과 이물감으로 안과를 전전했던 신 씨 역시 안구 질환이 아닌 눈 동정맥 혈관기형이었고, 배변·배뇨가 어려워 전립선의 문제로 생각했던 강 씨도 척수신경 혈관기형을진단 받았다. 다른 질환들과 증상이 비슷해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며 헤매고, 고생하는 혈관기형 환자들 다시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혈관기형의 다양한 증상들과 치료 과정들을 통해 혈관 기형의 초기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 희귀 질환 혈관기형, 완치 희망을 품다!
“러시아, 이스라엘, 스위스, 미국... 어디에서도 치료할 수 없다고 했죠.”
혈관기형은 희귀질환이다. 아직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원인과 명확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과 의료진 모두 혈관기형 앞에서 길을 헤매고 있다. 실제로 어깨 동정맥 기형으로 러시아에서 온 환자는 혈관기형을 치료하기 위해 러시아를 비롯해 이스라엘, 스위스, 미국 등 전 세계를 떠돌아야만 했다. 하지만 잘못된 치료로 상태가 악화되고 심지어 의료진들이 먼저 포기하기까지 이르렀다.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우선 수많은 혈관 속 기형을 찾아내는 것이 힘들다. 그리고 기형을 찾아내더라도 정상 혈관과 신경들을 건드리지 않고 약 1~2mm의 얇은 혈관 속에 카테터를 주입하고 치료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가능에 맞서 열심히 싸우는 명의들이 있다. 3D촬영을 통해 입체적으로 혈관 기형을 찾아내고 고난도의 혈관 조영술 등 여러 가지 치료 기술을 통해 혈관기형의 뿌리까지 뽑아내 희귀질환인 혈관기형을 완치율 7~80%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과 함께 혈관기형과 그에 대한 치료법들을 ‘알 수 없는 증상, 혈관을 의심하라’편에서 만나보자.
[사진=EBS1 ‘명의’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