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돈 한푼없이 M&A한 후 130억 빼돌린 '기업사냥꾼'

檢, 토목설계사 전 대표 등 7명 기소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중견기업을 인수한 뒤 회사자금 130억원을 빼돌린 ‘기업사냥꾼’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정대정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으로 토목설계 전문 회사인 A사 전 대표 박모(51)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과 공모해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 각종 범행을 도운 사채 중개업자 김모(45)씨 등 4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2015년 11월 토목 엔지니어링 업체 B사 대표였던 박씨는 A사의 경영권 지분 70%를 B사 명의로 70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A사의 예금을 담보로 빌린 사채 55억원을 인수 자금으로 그대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목설계 전문 A사는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이 1,000억원에 달했지만 B사는 연 매출이 19억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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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상환 기일이 불과 1개월밖에 되지 않는 초단기 사채를 끌어 쓴 박씨는 회사 인수 직후 용역계약 선급금 명목으로 회삿돈 15억원을 빼돌려 사채 상환에 사용했다. 지난해 1월에는 출자금 55억원을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해 빼돌려 B사의 차입금 상환에 쓰고 올해 3월에는 용역계약 선급금 명목으로 12억원을 확보해 차명 주식을 매입했다.

이들의 범행으로 2015년 151억원이었던 A사의 현금성 자산이 1년 만에 8억원으로 급감하고 부채비율은 183%에서 480%로 급증했다. 임직원 급여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에 A사 직원들이 지난 9월 검찰에 진정서를 내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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