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머니+손이천의 경매이야기] 재미에 사회공헌까지...'가치투자 버핏'도 사랑하는 자선경매

올 '버핏과의 점심' 30억에 낙찰

17년간 300억 자선단체에 기부

국내도 '무도 유재석 24시간' 등

저명인사·연예인 자선경매 확산

"가치있는 물품 소장하고 나눔도"

온라인경매 활성화로 저변 확대

이왈종 ‘제주생활의 중도’. 올해 자선경매에 출품된 53x45.5cm의 이 작품은 시작가 300만원에 나와 129회의 온라인 경합 끝에 2,88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케이옥션이왈종 ‘제주생활의 중도’. 올해 자선경매에 출품된 53x45.5cm의 이 작품은 시작가 300만원에 나와 129회의 온라인 경합 끝에 2,88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케이옥션




김창열 ‘SH 201609-04’.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가 직접 자선경매에 내놓은 이 작품은 500만원으로 시작해 3,35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사진제공=케이옥션김창열 ‘SH 201609-04’.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가 직접 자선경매에 내놓은 이 작품은 500만원으로 시작해 3,35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사진제공=케이옥션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2000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점심식사 경매’가 올해는 약 30억원에 낙찰됐다. 초기에는 2만 달러 수준이던 것이 지금은 100배 이상 가치가 뛰어올랐고 17년간 진행된 이 경매를 통해 약 300억원이 모금돼 샌프란시스코의 자선단체에 기부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1월 필자가 경매사로 참여했던 ‘무도드림’ 역시 자선을 위해 기획된 경매였다. 유재석을 비롯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자들과 함께하는 24시간이 경매에 올려졌다. 유재석의 24시간이 2,000만원에 낙찰돼 당시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고 그 외 멤버들의 시간도 영화, 드라마, 예능 제작 관계자에 낙찰돼 경매를 활용한 대표적인 자선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분야인 미술품 경매가 무도드림을 통해 많이 알려지게 됐고 보다 친근하고 쉽게 경매를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미술시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여전히 안타까운 것은 미술작품이 가진 본연의 가치나 역할보다 그렇지 않은 면이 더욱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알고 보면 ‘착한 미술’인데 말이다.

최근 열린 케이옥션의 온라인경매에는 사회저명인사와 연예인, 스포츠스타의 다양한 애장품이 경매에 올랐다. 한 자선단체의 기금 마련을 위해 실시된 자선경매에 남성그룹 ‘뉴이스트W’가 착용했던 친필 사인 무대의상이 시작가 5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무려 134회의 경합 끝에 351만원에 낙찰됐다. 탤런트 김희선이 드라마에서 입고 출연했던 드레스는 185만원, 이대호 선수가 기증한 친필 사인이 있는 배팅글러브는 25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2주에 걸쳐 온라인에서 진행된 자선경매를 통해 조성된 기부금은 약 4,000만원으로 국내 저소득층 어린이를 돕는 데 사용된다.

경매는 가치있는 물품을 소장할 기회를 줄 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전문성을 활용한 자선과 기부도 가능하게 한다. 케이옥션의 경우 2008년부터 ‘사랑나눔경매’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자선경매를 매 해의 첫 경매로 열고 있다. 올해까지 총 10회의 사랑나눔경매로 조성된 기금은 약 20억원에 달하며, 경매를 통한 수익금은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10년의 활동이 열매를 맺어 2016년 10월에는 한국메세나협회가 수여하는 한국메세나대상 ‘창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사랑나눔경매 초기에는 미술품 컬렉터, 작가, 화랑 등 미술계 관계자들이 기증한 미술품이 주를 이뤘다. 작가가 직접 내놓은 작품의 경우 출품의도까지 프리미엄으로 작용해 고가에 낙찰됐다. 구매자는 ‘돈 주고도 못 구하는 그림’을 확보했다는 만족감까지 덤으로 얻은 셈이다. 미술품 컬렉터나 화랑이 오랜 기간 소장해온 의미있는 희귀작도 자선경매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사랑나눔에 동참하는 기업, 사회저명인사, 연예인, 스타의 도움으로 품목이 다양해졌고 일반인들도 참여가 가능한 물품들이 경매에 올랐다. 대표적인 예로 한류스타 싸이가 착용했던 선글라스, 드라마 ‘계백’의 주인공이었던 ‘조재현+이서진과 식사권’을 비롯해 유모차, 항공권, 호텔 숙박권, 향수와 화장품, 와인, 골프채 등 이색 아이템과 다채로운 물품이 등장해 자선경매에 특별한 재미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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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에는 온라인경매의 활성화로 이를 이용한 사회공헌의 기회도 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온라인경매로 플랫폼을 변경해 열리고 있는 사랑나눔경매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24시간 온라인으로 응찰할 수 있다는 편리성에 미술품뿐 아니라 누구나 구매해볼 만한 매력적인 상품이 좋은 가격에 출품되어 경매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늘어났다. 경매 수익금도 늘었을 뿐 아니라 100전 100승, 낙찰률 100%를 기록하는 유일한 경매로 자리 잡았다. 얼마 전 이뤄졌던 자선경매는 국내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돕는 단체 위스타트의 기금 마련을 위해 진행된 경매였고 몇해전 혜민 스님과의 식사권 역시 위스타트 기금 마련을 위해 케이옥션의 온라인경매를 통해 1,000만원에 낙찰되는 뜻깊은 결과를 거뒀다.

미술품 경매회사의 역할은 미술품의 유통과 거래를 활성화 시켜 시장을 성장,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회사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 혜택을 향유하고 보다 더 합리적인 가격에 미술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가는 것 또한 경매회사의 역할과 책임이라 여기고 있다. 이런 경매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리길 바란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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