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짐바브웨 무가베 독재자, 아내에게 대통령직 주려고 부통령 해임 '탄핵 추진'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19일 (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다음달 여당의 총회를 주재하겠다며 사퇴거부 의사를 밝히자 다시 정치적 혼란과 국민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의 축출에 앞장 섰던 국민들은 TV 연설에서 끝내 사퇴 발언을 듣지 못하자 실망과 분노속에서 다시 사퇴요구 시위를 조직하고 있으며, 93세의 무가베를 40년만에 여당 대표직에서 퇴출시키고 환호성을 올렸던 여당은 이미 고지한 대로 이번 주 내로 탄핵을 추진한다고 알려졌다.


무가베는 이 날 대국민 연설에서 정부의 혼란 상태와 경제에 대해 짐바브웨 국민과 함께 “ 광범위한 우려”를 함께 한다고만 밝혔을 뿐 국민이 기대한 사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간에 걸쳐 무서운 독재자로 군림했던 무가베는 현재는 실제로 권력을 다 잃고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여있는데도 현직에 대한 미련을 놓지 않는 이상한 집착을 보여 짐바브웨의 정치적 지옥을 연장시키고 있는 상황.

여당도 19일 오전에 이미 그를 당대표직에서 해임했고, 수도 하라레에서는 연일 대군중이 사퇴시위가 계속돼왔으며 18일에도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진행됐다.

하지만 무가베는 자신의 경호부대를 비롯한 군 책임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대국민 TV연설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가베는 19일 여당이 가결한 당대표 해임 사실을 무시한 채 12월 12~17일 열리는 여당의 총회를 주관하겠다는 의사를 이날 연설 중에 발표했다.


그는 “앞으로 몇주일 뒤에는 우리 당의 총회가 열린다. 그 총회를 내가 주재할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국민의 눈 앞에서 당회의의 결과를 왜곡하거나 의미를 축소하려는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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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는 14일부터 사실상 군 지휘부에 의해 가택연금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사령관들도 무가베가 국민의 지탄을 받는 41세 연하의 아내 그레이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기 위해 최근 유력한 후계자인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을 해임한 사실에 대해서 분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그러나 무가베는 연설 중에 군이 국가의 경제 악화, 여당내의 분열과 정쟁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가베는 “ 찬반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군은 국가의 위기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나 역시 짐바브웨 대통령이자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군부가 지적한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모든 일은 국가의 안정과 우리 국민의 복지를 위해서 깊은 애국심과 정직한 마음을 가지고 제기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980년대부터 당 대표직을 유지해온 무가베의 해임을 결정한 여당 위원들은 이를 축하하며 환호성을 올렸지만, 무가베는 아직도 소수 지지자를 믿고 다음 달 당 총회를 열어 아내를 후계자로 결정하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은 이미 그레이스를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연설을 하며 정식으로 부여받지도 않은 권한과 역할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이미 징계한 상태.

이 날 강제사퇴 대신에 법적으로 무리가 없는 자진 사퇴 형식의 사임발표 연설을 기대했던 군부도 크게 당황하고 있으며, 퇴진요구 국민행동의 지도자들도 무가베가 물러나지 않으면 대규모의 시위가 더 일어나고 최악의 경우 시위진압을 위해 무가베의 명령을 받는 군의 발포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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