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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향기] 포항 냉수리 신라비

국보 제264호 포항 냉수리 신라비. /사진제공=문화재청국보 제264호 포항 냉수리 신라비. /사진제공=문화재청





지난 1989년 밭을 갈던 경북 포항 주민의 괭이 끝에 묵직한 돌 하나가 걸렸다. 공들여 만든 것 같지는 않으나 돌 모양이 예쁘다고 여긴 농부가 돌을 집에 갖다놓고 보니 표면에 새겨진 글씨가 있었다. 이상하다고 여겨 전문가에게 가져가니 삼면에 새겨진 총 231자의 글자가 신라 시대의 생활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국보 제264호로 지정된 ‘포항 냉수리 신라비’는 발견지로 옮겨져 현재 신광면사무소 앞에 조성된 누각에 자리 잡고 있다. 내용은 신라 시대의 재산상속 분쟁을 담고 있다. 신라의 ‘절거리(節居利)’라는 사람이 재산을 물려받았고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유산상속 분쟁이 일어났는데 이에 관해 신라 각 부의 귀족인 ‘7명의 왕’이 참여해 재산권 분쟁을 처리했다는 공문서 성격의 금석문(金石文)이다. 고대에도 재산 분쟁이 있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품은 중요한 사료다. 이뿐 아니라 소를 잡아 하늘의 뜻을 묻고 제천의식을 치르던 당시의 풍속제도도 담겨 있다. 비문에 ‘계미(癸未)’라는 간지와 ‘지도로갈문왕’ 등의 칭호가 나와 신라 지증왕 4년(503)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서체로 보이지만 예서체의 기풍이 많이 남아 있는 글씨체가 중원고구려비(국보 제205호)나 울진봉평신라비(국보 제242호)와도 매우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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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264호 포항 냉수리 신라비. /사진제공=문화재청국보 제264호 포항 냉수리 신라비. /사진제공=문화재청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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