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天麻)에서 추출한 단일물질이 상처치유를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과 치유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천마는 난초과 식물인데 예로부터 덩이줄기를 각종 한약재료로 써왔다.
20일 연세대의료원에 따르면 연세의대 이은직 내분비내과(세브란스병원) 교수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의 조윤희 교수·강찬우 조교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틱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예리한 물질에 긁힌 실험쥐의 겉 피부(표피)에 천마에서 추출한 단일물질 4-HBA(Hydroxybenzaldehyde) 용액을 발라준 결과 상처치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신호단백질(FAK)→ 케라틴 형성 세포의 이동과 혈관 형성이 촉진됐다. 상처로 비워진 공간은 피부세포가 빨리 이동하며 메워줘야 빨리 아문다.
치료 효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미국 등지에서 상처·당뇨병성 궤양 등 치료제로 시판되고 있는 유전자재조합 혈소판 유래 증식인자(PDGF-BB)인 ‘레그라넥스 젤’보다 우수했다.
연구팀이 실험쥐 표피에 10㎜의 원형 상처를 내고 4-HBA, 4-HBA와 PDGF-BB로 치료했더니 가짜 약 투여군에 비해 3일·6일·9일차 모두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효과는 2가지 물질을 함께 쓴 경우가 가장 좋았다. PDGF-BB만 투여한 실험쥐는 3일·9일차에만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이 교수는 “4-HBA를 PDGF-BB와 함께 사용하면 상처와 다양한 궤양성 질환 치유를 촉진하는 다양한 제형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함을 확인했다”며 “4-HBA는 천연물 유래 단일물질이고 원가가 저렴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과 연세의료원 산학협력단은 4-HBA에 대한 용도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했으며 상처치료제를 시판 중인 국내외 제약회사 등과 협력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