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차기 농협은행장에 오병관·박규희 '2파전' ... 이달말 윤곽

전략통 vs 영업통 대결 관심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


농협금융지주가 NH농협은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차기 수장 선정 작업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금융지주의 핵심계열사인 농협은행장 선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농협은행장은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과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 등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구체적인 윤곽은 이달 말 드러날 전망이다.


오 부사장은 이경섭 행장과 김주하 전 행장이 지주 부사장직을 거쳐 은행장에 선임된 전례에 따라 차기로 유력시되는 분위기지만, 주로 전략기획만 담당해 현장영업 경험은 부족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전 출신인 오 부사장은 농협 대전지역본부 부본부장과 금융구조개편부장, 기획조정부장, 기획실장 등을 역임한 기획통이다. 모든 업무를 두루 잘 하고 덕장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선 이경섭 행장도 전략통인데 두 번 연속 전략통 행장이 오는 게 맞느냐는 반론이 있어 부담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물론 특혜채용 의혹으로 중도에 사임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영업통일 정도로 ‘영업통 은행장’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통이 경쟁하기는 어려운 게 아니냐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이경섭 행장과 김주하 전 행장이 지주 부사장직을 거쳐 은행장에 선임되면서 지주 부사장이 농협은행장으로 가는 필수코스로 굳어지는 데 대해 농협은행의 내부 반발 강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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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부사장과 경쟁하는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은 안동고와 농협대를 나와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오 부사장과는 입사동기다. 박 부행장은 오 부사장과 달리 농협중앙회 구미중앙지점 지점장, 농협중앙회 투자금융부장, 농협은행 기업고객부장 등을 거친 영업통이다. 은행 내에서도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등에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이경섭 행장에 이어 대구경북(TK)출신 은행장이라는 점은 부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농협은행 내부에서 현 행장과 후임 행장의 지역 기반이 TK라는 점에서 반TK 논리가 강하게 나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박 부행장이 독립운동가 집안인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인 안동 임청각의 맏사위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지역반감을 희석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청각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15 기념식에서 독립운동 산실로 표현하며 극찬한 집안으로 11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대한민국 최고 독립운동 명문가다.

일각에서는 지난 2년간 안정적으로 은행을 이끌어 온 이 행장의 연임론도 나오고 있지만, 연임을 허용한 전례가 없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한편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1일 오전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군 대상 기준과 차기 일정 등을 논의했다. 농협금융은 또 농협은행뿐 아니라 임기가 올해 말까지인 농협생명, 농협캐피탈, 그리고 임기가 내년 1월 말까지인 농협손보 등 4개 자회사 수장 인사를 한번에 단행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오는 24일 2차 회의를 열어 후보군을 이들 중 절반으로 압축한 후 27일 3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군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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