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 상승에도 공매도 거래량이 지난달 대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이 주가 상승이 두드러진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면서도 불안감에 헤지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이달 코스닥 시장 일평균 공매도 거래량은 562만1,600주로 나타났다. 지난달(511만1,258주) 대비 약 10% 늘어난 수치다. 코스닥지수가 이달에만 11.7% 오르면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향후 시장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거래소가 발표하는 공매도 거래량에 공매도 상환은 포함되지 않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나중에 사서 갚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공매도 당시보다 떨어지면 수익을 내지만 반대로 오르면 손실을 보게 된다.
앞으로 코스닥지수가 하락하거나 상승세가 주춤할 경우 공매도 거래량이 급증할 조짐이 나타난다. 코스닥지수가 7거래일 연속 상승 후 0.56% 하락한 17일 하루 공매도 거래량은 724만 1,673주에 달했다. 일일 기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물량이 가장 많이 거래된 기록이다. 추가 조정이 나타나면 공매도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공매도 거래량이 늘어날 경우에는 15일 기준 2억670만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 시장 공매도 잔액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종목별로 보면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이달 공매도 거래량이 많았다. 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은 16일까지 299만489주가 거래돼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 매매 비중이 11.2%에 달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같은 기간 60만4,432주가 공매도로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를 기록했다. 신라젠(215600)의 거래량 중 공매도도 125만2,581주에 달한다.
최근 공매도 거래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들이 바이오주를 뒤늦게 추격 매수하면서도 공매도 포지션을 함께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1조1,274억원을 순매수한 기관은 17일 하루에만 84만5,325주를 공매도 하는 등 일일 평균 65만건에 이르는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상승에 베팅을 하는 동시에 공매도로 하락장을 대비하는 전략이다. 외국인도 이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3,83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일일 평균 500만주의 공매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