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제값주기는 경제 활성화 첫걸음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공공 건설 사업 수주의 비중이 높을수록 건설 업체의 적자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체의 규모가 작을수록 공공 공사 적자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건설 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사업 물량의 축소와 함께 채산성 확보의 어려움은 기업의 생존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토건 및 토목 업체 1,377개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참고로 지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건설 업체 등록 수는 약 1만3,370개다.


건설 업계는 공공 사업에서 적자를 보는 이유를 세 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는 공공 사업의 예정가격 문제이다. 낮은 가격 중심으로 공사 예산을 산정하는 기조가 가장 큰 문제이며 전문적이지 못한 예산 산정 체계 역시 고쳐야 한다. 둘째, 저가로 투찰한 업체에 유리하게 만든 입찰·낙찰제도 또한 문제이다. 선진국은 싸게 구매하는 정책을 버린 지 오래다. 시설의 품질과 성능, 그리고 운영 및 유지 단계에서의 예산 절감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정부 부처 및 공공 발주자의 불공정 관행 부문이다. 공사비 부당 삭감 및 추가 공사비 미지급 등이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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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건설 업계의 98.4%가 중소기업이다. 대형 업체에는 경쟁이 필요하고 중소기업에는 보호 및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원하도급 관계의 비정상적 관행은 발주자와 원도급자의 관계에서부터 해결돼야 할 것이다.

매년 공공 공사비 문제의 5%만 해결할 수 있다면 연간 4만7,5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단순 계산도 가능하다. 별도의 추가 예산 투입 없이 건설산업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지만 공공 건설 업계는 오히려 일자리를 지키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사회 취약계층인 노무 인력의 보호를 위해서도 공사비 정상화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적정 공사비의 확보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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