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료원 산하 성모병원들에서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시행하는 ‘복합요법(간동맥색전술+전신화학요법)’이 생존기간을 2배로 늘려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가톨릭의료원에 따르면 윤승규(서울성모병원 간담췌암센터)·이승원(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국제저널(Therapeutic Advances in Medical Oncology, IF 6.294)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7~2013년 간암 조직이 커져 장에서 흡수한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인 간문맥(肝門脈)을 침범한 진행성 간암환자 129명 중 67명에게 새 치료법을 적용해 기존 간동맥 화학색전술(62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환자 생존기간 중앙값이 4.6개월에서 9.3개월로 늘어났다.
기존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사타구니 대동맥에 얇은 관을 넣어 간동맥→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소(小)동맥을 찾아내 항암제 독소루비신을 투여하고 혈관폐쇄(색전) 물질로 막아 암세포를 죽인다. 실제 임상에서 많이 쓰이지만 치료반응률이 10%에 그치고 환자들의 생존기간 중앙값이 4.6개월에 불과했다.
반면 새 치료법은 간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소동맥에 항암제 에피루비신과 시스플라틴을 투여한 뒤 항암제 5-FU(플루오로우라실)를 혈관에 주사하는 전신(全身)화학요법을 병행했다.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하면서도 전신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 결과 치료반응율이 31.3%로 3배 이상 높아지고 환자들의 생존기간 중앙값이 9.3개월로 늘어났다.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초기 간암은 수술, 고주파 열 치료 등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간암 환자의 3분의1 이상은 간문맥이 침범되거나 간 이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간암 상태에서 진단을 받는다. 간 문맥이 침범되면 수술이 불가능하고 다른 간 부위로 암이 확산되기 쉽다. 또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간 기능이 떨어져 황달이 오거나 복수가 잘 차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겨 사망위험이 높아진다.
이승원 교수(제1저자)는 “진행성 간암 치료를 위해 여러 치료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표준치료법으로 소라페닙이 임상에서 쓰이고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고 부작용이 많아 새 치료법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윤승규 교수(교신저자)는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간동맥 화학색전술과 전신화학요법을 병행하는 게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