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서울도서관에 한국의 대표 시인 고은이 25년간 ‘만인보(萬人譜)’를 집필했던 실제 서재인 ‘안성서재’와 항일운동 기획전시 등으로 구성된 ‘만인의 방’이 21일 재현된다. 이 사업은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인 2019년을 앞두고 시작한 6대 랜드마크 조성사업 가운데 첫 작품이다. 서울시는 100주년 기념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만인의 방’에는 작품 ‘만인보’ 구상에서 집필까지 전과정을 볼 수 있는 자료 전시 공간이 마련된다. 고은 시인이 직접 손으로 쓴 ‘만인의 방’ 글귀를 비롯해 시인과 서재의 이미지가 관람객을 맞는다. 고은 시인의 출생부터 그 동안의 활동 내용이 담긴 ‘고은 연보’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시장 한쪽에는 ‘만인보’ 집필을 시작한 탁자 실물과 메모지, 집필용 자료, 필기구 등을 전시해 ‘안성서재’를 실감 나게 재현했다.
이번 프로그램의 사실상 핵심은 기획전 ‘민(民)의 탄생’이다. 여기에 ‘만인보’ 가운데 3·1운동과 항일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육필원고 자료가 있다. 한용운·이육사·김구·조봉암·장준하 등 잘 알려진 인물과 함께 경남 진주에서 거지와 기생들이 만세운동을 벌인 ‘걸인독립단’ ‘기생독립단’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다.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마련한 6대 역사·문화 랜드마크는 독립운동가 추모전시관 ‘만인의 방’과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안국역 항일 독립운동 테마역사 △삼일대로 일대 ‘3·1운동 대표가로’ △딜쿠샤 복원 △남산 예장자락 일대 ‘역사탐방로’ 등이다. 서울시는 이들 랜드마크 조성과 함께 시민참여 행사 및 교육, 독립유공자 예우 강화 등 3대 분야를 향후 3년간 추진하며 우선 올해 112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만인의 방’에서 고은 시인과 일제강점기 시절 활동했던 인물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