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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트라우마] 대부분 '스트레스 반응' 수준…어린이·노인 등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 관리 중요

불안·짜증·무력감 땐 심호흡 도움

급성 및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재경험 고통 지속기간 따라 구분

규모 5.4의 지진과 수십 차례 이어진 여진으로 경북 포항 지역 주민 상당수가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있다. 공포·스트레스·불안감 등 정신적 증상과 불면증·두통 등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불량 증세,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력감을 느끼는 일도 흔하다. 소리나 감각에 예민해져 작은 진동은 물론 차가 지나가는 작은 소음이나 흔들림에도 놀라고 불안해하기도 한다. 이른바 ‘지진 트라우마’다.

하지만 벽돌담 등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을 뻔한 위험상황을 경험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트레스 장애’(stress disorder)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불안하고 짜증·화가 나거나 무력감을 느끼는 등 다양한 ‘정신적 외상(trauma) 후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수준에서 그친다. 포항 지진은 지금도 여진이 이어지는 현재 진행형이어서 불안은 어쩌면 당연하다.


최수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은 대개 심호흡 등 이완요법, 정부·지방자치단체·정신건강 전문가 등으로 꾸려진 ‘포항 현장심리지원단’ 등의 주민 심리평가 같은 활동으로 해소될 수 있다”며 “다만 가족이 없거나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는 어린이, 심리적으로 예민한 청소년, 임신부, 노인, 정신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급성 스트레스 장애’나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등으로 악화할 수 있으므로 심리지원단과 가족 등이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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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장애는 극심한 불안장애 중 하나다. 세월호 침몰 사고나 가족 등이 사망한 교통사고 등 충격적 사건을 경험한 뒤 2일~4주가량 공포감과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이 이어지면 급성 스트레스 장애,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한다. 극심한 사고의 경우에도 장애로 장기간 고통받는 사람은 대부분 10%를 밑돈다.

급성이든 정신적 외상 후든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은 비슷하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둘 다 같은 사고를 겪더라도 중년층보다는 어린이나 노인층에서 더 심하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취약하다. 자주 깜짝깜짝 놀라고 우울 증상이 나타나거나 집중력이 떨어져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가족·동료 등 주변 사람들의 정서적 지지가 부족하거나 아동기에 심리적 외상이 있는 경우 더 잘 나타난다. 평소 걱정이 많거나 사소한 자극에도 잘 놀라는 성격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광장공포증·우울증 등을 앓고 있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하기 쉽고 예후도 좋지 못하다. 반면 사회적 관계가 좋으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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