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의 상장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시 등 증시 활동 제반에 대해 안내하고 지원하는 과외선생님인 ‘지정자문인’을 반드시 선임해야 하는데요. 이 지정자문인 제도가 오히려 코넥스 상장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자문료에 비해 자문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코넥스 상장사였던 A기업은 자진상장폐지를 신청했습니다.
이유는 자금난이나 경영상 문제가 아니라 지정자문인제도였습니다.
자문료는 매년 수천만원이 들어가는데 자문의 질은 너무 낮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코넥스는 2013년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입니다.
코넥스 상장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거래소 회원인 증권사 중에서 한 곳을 ‘지정자문인’으로 선임해야 하는데, 이를 지정자문인 제도라고 합니다.
지정자문인은 초기 중소기업의 코넥스 상장부터 자본시장법규에 대한 자문·공시 대리·유동성 공급 등을 지원하고 해당 기업의 상장사로서의 역량을 판단·감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넥스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지정자문인 제도가 되려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정자문인의 자문 수수료는 연간 최소 3,000만원에서 많게는 약 7,000만원 가량 되는데 이 비용이 초기 중소기업에는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자문의 질도 많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코넥스 상장사 관계자는 “정기적 자문이 아니라 요청하면 그제야 도움을 주는 식이어서 수수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크다”고 털어놨습니다.
증권사에도 지정자문인 제도는 떠맡기 싫은 짐이 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로 IB부서에서 지정자문인을 담당하는데 10여 곳의 회사를 담당하다 보니 부담이 크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문수수료가 적은 데에 비해 품이 많이 드는 업무여서 지정자문을 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6월 공시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유동성이 좋은 코넥스 상장사는 직접 공시 업무와 유동성 공급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개정했지만 문제를 개선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입니다.
코넥스협회 관계자는 “지정자문인 졸업제도나 수수료 인하 등 직접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