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즈벡 측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데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연설하는 것이 자기들의 정치문화와 정서상 적절치 않다며 정중히 우리 측에 국회연설 취소에 대해 양해를 구해왔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는 우리의 전통 우방국인 우즈벡의 정치문화와 정서를 존중해 국회 연설 취소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벡을 25년 이상 통치한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작년 9월 뇌출혈로 사망한 뒤 치러진 조기대선에서 승리해 작년 12월 취임한 바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를 찾아 23일 한-우즈벡 정상회담을 열고 24일 오전에는 국회 연설을 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우즈벡 측은 이날 외교부를 통해 연설취소에 대한 공문과 사과문을 전달한다.
이번 국회 연설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의지에 따라 추진됐다. 정 의장은 지난 9월 우즈벡 순방 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을 예방했고, 이후 실무단위 접촉을 통해 방한 시 국회 연설을 제안해 승낙을 받은 바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취소는 전임 카리모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국을 모두 8번 방문하면서 한 번도 국회 연설을 하지 않았는데,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자신이 연설하는 것을 부적절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국회 관계자는 “우즈벡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도 국회 연설을 잘 안 하는데 그런 정치문화에 어긋날까 우려한 것 같다”며 “국회 연설은 취소했지만 정 의장 등 국회 지도부와의 환담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