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과 관련, 국민과 세월호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머리를 숙이고 무책임한 공직 사회를 질타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간부 지시 하에 지난 17일 세월호 객실 구역에서 빼낸 지장물(쌓인 물건더미) 세척 과정에서 유골 1점을 발견해놓고도 5일 동안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에게 숨긴 사실이 22일에야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이날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세월호 유골 은폐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굽혀 사과 말씀을 전했다. 이 총리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런 일”이라며 “정부는 최단 시간 안에 은폐의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히 문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는 유골 DNA 감식 등을 되도록 신속히 진행할 것을,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여러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또 그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여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관련 특별법안이 내일(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안이 차질 없이 통과돼 제2기 특조위가 조속히 가동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번 일은 공직 사회 곳곳에 안일하고 무책임한 풍조가 배어있다는 통렬한 경고라고 저는 받아들이다”며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고 책임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시 강화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어 그는 “이 문제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대로 국민 여러분과 공직자들께 밝히고 흔들림 없이 실천할 것”이라며 “세월호 희생자 가족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5명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지난 16일 더 이상 국민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며 수색 중단 결정을 발표하고, 목표 신항을 떠났다. 이어 이들은 18일 미수습자의 유품만 관에 담아 눈물의 장례식을 치렀다. 이 총리 역시 경기 안산과 서울에 마련된 미수습자들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을 하고 가족들을 위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