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골재생 효과까지 있음을 입증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케이 주’의 적응증에 경증 골관절염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를 추가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임상시험은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17개 의료기관에서 146명을 대상으로 내년 1월부터 2년간 실시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지난 7월 인보사 시판 허가를 내주면서 약물·물리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 중등도(3기) 환자에게만 인보사 사용을 허가했다. 무릎 골관절염 정도는 의심·경증·중등·중증 4단계가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경증(2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수술이 시급하지 않은 환자 전체로 치료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무릎 통증으로 고통 받는 국내 환자 270만명 가운데 3기는 70만명, 2기는 110만명으로 추산된다”며 “적응증이 경증으로 확대되면 대상 환자 수가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증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게 되면 인보사의 효능·효과에 대한 긍정적 재평가도 이뤄질 전망이다.
인보사는 1회 투여하는 것만으로 무릎 통증과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2년 간 유지되고 일부 환자에선 연골 재생 효과까지 나타나는 ‘근본적 치료제’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식약처는 연골재생 효과는 인정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3기 환자의 경우 무릎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져 연골재생 효과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지만 경증 환자는 연골이 일정 수준 이상 남아 있어 재생·재건 효과를 확인하기가 좀 더 유용하다”며 “환자 입장에서도 통증·기능개선 효과를 더욱 극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인보사에 대한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이번 임상의 주요 목적이 인보사의 연골재생 효과를 확인하기 위함은 아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추가 임상의 가장 큰 목표는 경증 환자로 환자군을 확대해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대신 내년 4월부터 미국에서 실시할 1,020명 대상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인보사의 연골재생 효과를 입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인보사는 이달 6일 국내 병·의원에서 정식 판매에 돌입한 지 이틀 만에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됐고 3주가 채 안 된 23일 첫 외국인 환자 투약도 진행됐다. 무릎 관절강 안에 한 차례 주사하면 즉시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다 시술 후 약 2시간의 회복 시간만 가지면 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어 환자들의 선택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재 인보사는 관절전문병원, 유명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투약이 이뤄지고 있다. 회사 측은 12월 심사가 끝나는 대로 종합병원과 대학병원까지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이중규제가 시장 정착에 애로 요인이 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식약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치료제인데도 생명윤리법상의 규제 때문에 판매 전 병원·환자의 서면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며 “허가 받은 의약품에 대해 약사법이 아닌 타법에서 이중 규제를 하는 경우는 국내가 유일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