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은 FC스톤 자료를 인용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이 올해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쓴 금액은 5,000억 달러 정도로 추정했다.
분기별로 따지면 1,250억 달러로,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분기별 평균인 1천420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이 줄어든 것은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수준에 도달하고 경기가 확장되면서 기업들이 유보금을 설비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주로 투입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수년간 미국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활발했던 것은 경제성장률이 저조해 투자 기회는 물론 신규 설비 투자와 사업 확장에 따른 기대수익이 제한적이었던 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일 수 있어 주가를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증시 비관론자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사주 매입이 늘어난 것은 지난 8년간 증시가 보여준 랠리가 실제로는 장기적 성장 전망보다는 금융 공학에 의해 움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주장해왔다.
올 들어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줄어든 데는 이미 17%나 오른 다우존스지수 등 증시가 무한정 오를 수 없다는 전망이 고루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미국 기업의 심리 지수가 올 들어 줄곧 높은 수준을 가리킨 것이 경영진들에게 유보금을 더 나은 용도에 투입해도 좋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정체됐지만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최근 발표한 향후 6개월 설비투자 예상 지수는 30여 년 만에 최고수준을 가리켰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