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경연 "법인세수 지금으로도 충분"

■ '법인세 인상 불필요한 이유' 보니

국제 인하추세와도 안맞아

유효법인세율 해외보다 ↑

대기업이 절반가까이 부담

법인세수 증가로 안이어져

현재 법인세수가 충분한데다 주요 국가들이 투자 확대를 위해 법인세를 내리는 추세인 만큼 법인세 인상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법인세 인상이 불필요한 다섯 가지 이유’ 보고서에서 최근 과세표준 2,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한경연은 기존 법인세율 내에서도 충분한 세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법인세율 인상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9월까지 법인세수가 15% 이상의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고 올 3·4분기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 늘어나면서 내년 법인세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가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하원을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법안(현행 35%→20%)이 상원을 통과하면 한미 간 법인세 역전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도 21일 2018년 세제 개편에서 법인세 실효세율을 현행 30%에서 25%까지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경연은 또 삼성전자·LG화학 등 국내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이 이미 해외 경쟁기업보다 높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2년부터 5년간 유효법인세율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20.1%)는 애플(17.2%), 퀄컴(16.6%) 등 경쟁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법인세를 부담했다는 것이다. LG화학(25.1%) 역시 업계 1·2위인 미국 다우케미컬(24.7%)과 독일 바스프(21.5%)보다 높은 법인세율을 부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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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법인세 인상 정책이 전체 법인세의 절반 가까이 부담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동안 전체법인 수 대비 0.02%에 불과한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의 49.2%를 부담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율을 인상한다고 결과적으로 법인세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2005년부터 10년 동안 법인세율을 올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6개국 가운데 3개국의 세수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이다.

한경연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던 8개 한국 기업이 최근 3개로 쪼그라들 정도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를 통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의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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