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조원의 선물 보따리를 풀면서 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부유럽(CEEC) 16개국과 중국 간 정기협의체인 ‘16+1’ 정상회의 참석차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찾은 리커창 총리는 이날 중동부 유럽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리 총리는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제6차 중국-CEEC 경제 통상 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과 CEEC간 인터뱅크 협회를 설립하고 CEEC 개발 협력 펀드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중국개발은행이 인터뱅크 협회를 통해 개발정책협력자금으로 20억유로(2조6,000억원)를 투자하게 되며 10억달러(1조895억원)의 투자 협력 펀드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이 금융 채널을 더 확대해야 한다면서 중동부 유럽 국가 기업들이 중국에서 국제위안화채권(팬더본드)을 발행하는 것도 돕겠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동유럽 국가들이 밀월 관계를 형성하면서 유럽연합(EU) 집행부와 서유럽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중국이 ‘16+1’을 지렛대로 삼아 EU 내에서 중국에 대한 대응력을 약화할 수 있고 CEEC는 EU 내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난민 문제로 EU와 대립하고 있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중국의 투자는 훌륭한 기회이며 모든 유럽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 세상은 변했고 중국에는 EU 혼자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