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올해의 단어에 ‘연루’ 뜻하는 ‘컴플리시트’

이방카 풍자 SNL서 첫 등장

성희롱 파문으로 사용빈도 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 /연합뉴스




미국의 온라인 사전 사이트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이 2017년 올해의 단어로 ‘(어떤 일·사건에) 연루된’을 뜻하는 ‘컴플리시트(complicit)’를 선정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딕셔너리닷컴 사전 편찬자 제인 솔로먼은 “올해 지속해서 표면 위에 떠오른 대화는 연루된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였다”면서 “여러 기관에서 힘 있는 사람들에 맞서 발언한 사람들 또는 침묵한 사람들의 대화에서 ‘컴플리시트’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딕셔너리닷컴은 올해 ‘컴플리시트’ 단어 검색이 예년보다 300% 늘었다고 말했다. ‘컴플리시트’는 흔히 좋지 못한 일 또는 의혹이 있는 사건에 연루됐을 때 쓰는 부정적 뉘앙스의 단어다.


‘컴플리시트’란 단어가 화제가 된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고문의 ‘공’이 컸다. 지난 3월 할리우드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정치풍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이방카를 완벽하게 재현하면서 향수 브랜드 광고를 했는데 그때 나온 향수 이름이 ‘컴플리시트’였다. 그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아름답고, 권력도 갖고 있으며, 이미 연루돼 있다”는 표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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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방카가 지난 4월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난 컴플리시트가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라고 말하면서 이 단어는 다시 한 번 입방아에 올랐다. ‘퍼스트 도터’로서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이방카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여러 프로그램이 이 단어를 사용해 상황을 풍자하자 정작 당사자인 자신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지난달에는 제프 블레이크(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코멘트에서 이 단어가 인용되기도 했다. 블레이크 의원은 내년 선거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내게는 답을 해줘야 할 아이들과 손자들이 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난 연루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미 연예계와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성희롱 파문으로 ‘컴플리시트’의 사용빈도가 크게 늘었다고 딕셔너리닷컴은 분석했다.

솔로먼은 “할리우드 연예매체들이 유명인들의 성희롱, 부적절한 언행 등을 잇달아 보도하면서 이 단어를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딕셔너리닷컴은 지난해에는 올해의 단어로 ‘외국인 혐오’를 뜻하는 ‘제노포비아(xenophobia)’를 선정한 바 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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