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업황전망 어둡고 대주주도 난색…중소형 보험사 자본확충 초비상

현대라이프 'RBC 150%' 밑돌자

1,000억 수혈 추진…성공 안갯속

롯데 후순위채 유효수요 10억뿐

MG손보·KDB생명 증자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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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이 열악한 중소형 보험사들이 대주주 등으로부터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황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데다 대주주 사정도 여의치 않아 대부분 불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미만으로 떨어진 현대라이프는 29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1,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현대라이프는 대주주인 현대차그룹 등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왔지만 한중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틈바구니에서 중국 사업이 어려워진 현대차그룹이 유상증자에 난색을 보이자 긴급 자구책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것이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3·4분기 RBC 비율이 상반기(163.6%)보다도 더 낮은 148%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라이프의 한 관계자는 “(29일 이사회에서는) 후순위채 40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600억원 등 1,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상승세인데다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자본확충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손해보험도 최근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유효수요는 겨우 10억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는 주관사인 KB증권 등 인수단이 나머지 물량을 총액 인수하기로 해 30일 예정대로 9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지만 내년 추가 발행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손보도 상반기 기준 RBC가 161.3%로 150%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이 때문에 현대라이프의 자본확충 계획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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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최근 외국인투자가들을 대상으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RBC 비율이 9월 말 157.6%에서 192.2%로 34.6%포인트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발생금리 부담이 커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에 부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주주의 유상증자를 기다리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도 연내 성사는 물 건너갈 것으로 전망된다. MG손보의 대주주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재무적 투자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달 임시 이사회를 열고 MG손보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견해차로 유보했다.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MG손보에 약 2,600억원을 지원했는데도 재무건전성이 개선되지 않자 추가적인 자본 투입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MG손보의 RBC는 상반기 기준 121.4%로 금감원 권고 기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KDB생명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5,000억원대의 증자를 요청했지만 산은에서 증자 외 다른 방안도 검토하라며 제동을 건 상태다. KDB생명은 올해 3·4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이 538억원에 이르며 RBC는 116.2%로 급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자본확충을 하더라도 향후 경영 개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대주주나 시장에서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며 참여에 미온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3년 내 중소 보험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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