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로터리] 블록체인의 시대를 맞아

한기정 보험연구원 원장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이슈이다. 블록체인은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이라고도 하는데 정보 전달 및 저장이 탈집중화 또는 분산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집중형 네트워크와 다르다. 분산된 정보를 50% 이상 위변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정보 위변조를 원천 차단할 수 있고 모든 정보의 추적이 가능하므로 신뢰성과 투명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블록체인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미래에 영향력 있는 기술의 하나로 꼽힌 바 있다.


블록체인은 금융, 법률, 세무, 부동산, 물류, 헬스케어, 공공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 적용돼 효율성 및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criptocurrency)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이다. 온두라스가 블록체인을 이용해 국가 토지대장 및 거래정보를 관리하고 에스토니아가 전자시민권제도를 도입한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은행·증권 거래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효율성을 향상시킨 사례도 있고 해외의 대형 보험회사는 기업보험 및 재보험 계약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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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 업계도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데 최근 한 생명보험회사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구축해 오는 12월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며 생명보험회사 컨소시엄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본인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보험 분야는 다양하다. 보험 가입부터 보험료 납부, 보험금 청구 및 지급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험회사 공동으로 블록체인화하면 고객의 동의가 있는 한 보험회사는 자사 고객이 타사에 보유한 계약 정보도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보험금 중복 청구, 과다 진료 및 기타 보험사기 징후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여러 보험회사에 보험이 가입된 경우 한 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다른 회사에도 자동으로 보험금이 청구되는 시스템이 블록체인망에서는 가능하므로 보험 계약자는 보험금 청구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또 블록체인의 가장 큰 특징인 탈집중화는 네트워크 참여자가 중개자 없이 스스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보험 계약자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위험보장 형태인 P2P(peer-to-peer) 보험이 블록체인으로 활성화될 여지도 있다.

다만 블록체인에 내재된 약점은 보완해야 한다.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를 해킹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어 블록체인의 안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있다. 또 블록체인의 정보 공유자 사이에 이해가 상충할 경우 내부자인 일부 정보 공유자가 정보를 해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나아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개인정보를 최대 5년 동안만 보관할 수 있는데 블록체인망에서는 정보를 흔적 없이 삭제하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향후 블록체인으로 인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블록체인이 제대로 발전할지는 관련 산업, 규제당국, 그리고 소비자들의 관심과 의지에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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